“우주의 중심에는 관계가 존재합니다--우주의 중심에는 공동체가 있습니다. 바로 이 관계로부터, 이 관계를 위해 당신과 내가 창조되었고 구속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관계 가운데 삼중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이 공동체가 삼위일체입니다. 모든 실재의 중심은 성부. 성자. 성령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해, 우주의 중심에 성부. 성자. 성령의 관계가 존재하고 하나님은 그 관계 안으로 우리를 끌어들이려 한다는 이 내용이... 막연하게 바울이 말한 삼층천 보좌에 앉아 계실 거라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내 관념이 확장되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우리가 위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얻게 되는 결론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관계다.
홀로 존재하지 않으시며 결코 외롭지도 않으신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우리는 관계가 틀어질 때 우리의 인생도 틀어진다. 즉 아담혼자서는 아담이 아니다. 하나님은 홀로인 하나님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담이 하와와 삶을 나누기 전에는 하나님의 형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여기서 여태껏 아담이 최초로 하나님의 형상을 본떠 만들어졌다고 여겼기 때문에 삼위하나님의 관계 속에서 아담이 창조되었다는 내용은 새롭고 놀라웠다.
아담 홀로는 삼위하나님의 속성이 반영될 수 없다는 말이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성경책만 있으면 되지 꼭 신앙서적을 읽어야 되느냐고 툴툴대던 내게 신앙서적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 준 대목이랄까.
"저자는 계속 이야기한다.
존재하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우리가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어하고. 깨어진 관계로 쇠약하게 하게 되고. 죽음이라는 단절이 괴로운 것은. 우리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수님의 ‘의’ 또한 올바른 관계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관계를 위해 일하지 않는 것보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슬프게 하는 것은 없다."
저자의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를 통해서 인간의 삶을 꿰뚫는 통찰력이 하나님의 ‘의’란 무엇일까 오랜 시간 고민한 나에게 일부 답을 준 것 같았다. 나는 또한 이 세상 속에서 맺는 올바른 관계... 나는 하나님과 가족과 친구들과.... 주변사람들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있었나?
아니면 맺고 있나? 순간, 난 내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들을 떠올렸다.
또한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 따로따로 생각하고 있었음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인정하면서도 왜 나는 그분들을 각자 생각하였을까. 저자의 말처럼 이 삼위일체의 개념은 하나님 안에 있는 본질이라서 내가 온전히 인간적 사고로는 이해하기 힘들겠다는 느낌.
또한 기존에 알고 있던 하나님의 삼위일체라는 개념에 대해 내가 이해를 잘 못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계속 책의 내용을 보자.
"하나님은 우리를 위하시는 하나님. 그것은 성부의 모습이며.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그것은 성자의 모습이고.
하나님은 우리 안에 계시는 하나님. 그것은 성령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삼위일체적 본질을 받아들일 때 우리의 삶은 균형 잡히게 된다.
그리고 충만함이다. 우리가 예수님을 구원자와 주님으로 영접할 때 우리는 성부 하나님의 사랑과 생명 속에 성자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 속에 그리고 성령 하나님의 능력과 정결케 하심 속에 잠기게 된다."
나는 성령의 무한하신 영광과 능력과,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 있는 충만함에 대해서, 늘 설교를 들어왔었지만 그 하나님의 영광과 능력과 충만함을 누리지 못하고 살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우주의 중심에서 그 안으로 끌어당긴다는데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나?
하나님의 충만함을 누리기 위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데 다음 장에서 저자는 말한다.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결국은 아버지의 진정한 모습과 아버지께서 나에게 베풀기 원하는 모든 것이고 아들의 진정한 모습과 아들이 내게 주기 원하시는 모든 것이고, 성령의 진정한 모습과 성령이 내게 주기 원하시는 모든 것이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우주의 중심에 존재하는 그 친밀한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를 껴안고 사랑하시려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 참여하게 된 자격을 가진 자로서 마땅히 나는 그분이 아시는 원(circle)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그러므로 주님 안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하고 기도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리라.
살아계신 하나님이시며 절대 고독하신 하나님이 아니신 그분의 모습. 영원전부터 관계 속에서 존재하셨던 하나님,
하나님께서 ‘나는 나다’라고 하시면서 광활한 우주 위에서 하나님께서 홀로 너무 외로워서 인간을 만드신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내 관념 속의 우주는 너무 크고 공허한 것이라서 그것을 지배하시는 하나님은 얼마나 고독하실까...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분이 우주의 중심에 삼위일체 하나님으로서 관계 속에 있다는 사실이 무척 위로가 되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늘 말씀하시길 모이기를 힘쓰라 하셨구나... 교회 안에서 관계 맺기를 원하시는구나... 삼위일체 하나님을 생각하니 뭔가 좀 멀게 느껴졌던 하나님이 내 가까이 내려온 듯 느껴졌다. 항상 예수님은 내 가까이 있지만 하나님은 늘 하늘 저 멀리 계신다고 생각했던 것이 나의 짧은 생각이었음을... 내 안에 계시는 성령님은 늘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점.... 그런 사실들의 깨달음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