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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과이별 Oct 16. 2023

내가 사랑했던 너에 대한 소개

이 글은 너와 나를 위한 거야. 정말 미치도록 좋아했고, 사랑했어.

안녕하세요, 여러분

제가 미친 듯이 사랑했던 여자를

여러분께 이제야 소개합니다.

이 사람의 매력에 빠져보시겠어요?

그리고 우리의 예뻤던 사랑, 그리고 아픔으로 초대해 볼게요.


무엇보다, 이 글을 언젠가 보게 될 너에게 바쳐.

내 사랑이었던, 나의 소중했던 울애기에게...



처음 봤을 때부터 넌 정말 빛났었어.

너의 생글생글한 미소를 보며 나는 너무 이르게 좋아해 버렸어.

내가 사준 밥을 먹고 너무 잘 먹었고 감사하다고 표현했을 때, 난 너무 기뻤어.

너를 꼬시려고 내가 있는 멋없는 멋 다 부려가며 최선을 다할 때, 너의 경계하는 눈빛도 나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거 같아.

그냥 너가 매일 생각났고, 거의 매일 너를 봤어.

내 시간은 너를 위한 것이었고, 너로 다 채울 수 있다는 게 정말로 큰 행복이었어.


나보다 너가 더 중요했어.

내 친구보다도 너를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 때문일까?

내 친구들을 보는 시간을 아껴서 너를 봤고,

술을 먹고 싶지 않을 때도, 술을 좋아하는 너를 위해 함께 홀짝 거렸어.

너와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전화할 때면, 세상의 시간이 너무 빨리 돌아가는 것 같았어.

너를 방금 데려다줬는데, 또 보고 싶어서 미치겠던 밤도 수없이 많았지.


너를 처음 직장까지 데리러 갔을 때, 나는 2시간 반 걸려서 강북으로 갔고,

1시간 걸려서 너를 집으로 데려다줬어.

근데 그거 알아? 나는 허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재밌게 운전했어.

네가 옆에 있을 걸 상상하면서, 그리고 네가 내 옆에 앉아있어서. 그래서 말이야.


내가 야근할 때 너가 동료들 먹으라고 사 왔던 빵들,

자기가 배고프다며 맥도날드 사 와서 나를 그렇게 먹이던 너를 보며

나는 너를 너무 일찍부터 결혼할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너무 일찍.


나는 그때부터 확신했던 거 같아. 이 여자다. 이 여자와 나는 평생을 보낼 수 있겠다고.

그러고는 너의 좋은 모습만 보였지. 심지어 나한테 화낼 때조차도.

너가 왜 연락 안 되냐고 했을 때, 어딨는지 정확히 얘기하지 않으면 안 좋은 상상을 하게 되니

정확히 알려달라고 했을 때, 왜 모르는 사람을 보며 평가하냐며 나를 나무랐을 때,

난 내가 더 좋은 사람, 신뢰감 있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며 기쁘게 바꿨어.

너가 기쁘다면, 난 기뻤던 거야.


너가 너무 이뻤어.

무슨 표정을 지어도, 무슨 행동을 해도, 나는 그냥 좋더라.

마치 내 딸인 마냥 그냥 너가 너무 좋았어.

귀엽고, 사랑스럽고, 이쁘고...

너는 너 자체로 나에게 행복이고 사랑이었으니까

그냥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주고 싶었어.

너가 나에게 준 사랑도 컸으니까.


넌 표현이 서툴렀지.

많이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래서 너가 표현할 때면 언제고 잠이 안 오더라고.

그 정도로 너무 좋았어. 고마웠어. 더 이뻐해주고 싶었어.

항상 내가 말을 할 때면, 기승전 "울애기 이쁘네~"였지.

마치 내가 할 말이 떨어져서 울애기 이쁘네라고 한 것처럼 느꼈을 수도 있어.

내가 너에게 준 사랑도, 너가 나에게 준 사랑도 다 진짜였다고 믿어.


근데, 있잖아 내가 너무 빨랐나 봐.

너에게 너무 일찍 빠져버렸고,

너에게 너무 일찍 나를 내줬고,

너가 나를 너무 일찍 지루하다 여겼고,

너가 너무 일찍 내게서 매력을 못 느끼게 했어.

내가 널 너무 사랑했나 봐.

20대 때에도 하지 않았던 불같은 사랑을 30대 때에 하다니,

내가 정말 미치도록 사랑했나 봐.


그래서 나와 같은 마음인 줄 알았나 봐.

나와 같길 바랐을 수도 있어. 아닐 걸 뻔히 아는데도.

그래서 널 이렇게 일찍 잃었나 봐.


우리 여행 마지막 날에, 너가 말했지.

오빠에게 마음이 더 커지지 않는 거 같다고.

정말 많이 노력해 봤고, 이 여행으로 마음이 커질 거라고 철석같이 믿으며 기대했는데

결국 아니었다고. 이렇게 말해 미안하다고.


그때 말야. 나 솔직히 억장이 무너지더라.

온 세상이 다 슬퍼 보였어.

온 세상이 울고 있었고, 나는 울지도 못 한채 가슴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꼈어.

근데 그 순간 나 뭘 생각했는지 알아?

괜찮아, 이것도 우리가 함께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그러면서 너가 말한 한마디 한마디를 곱씹으면서

내가 어떤 걸 잘못했을지, 어떤 걸 바꾸면 좋을지 고민했어.


근데 그 고민은 말야.

하면 할수록 내 속을 후벼 파더라.

너무 아파서, 울고 싶은데 울음이 안 나올 거 같은...

그럼에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

이 말을 하기까지 여행하면서 얼마나 고민하고 힘들었을까.

내가 웃고 즐거워하니, 얼굴은 같이 웃어줘야 하는데, 마음은 타들어갔을 거 아닌가 하고

너를 걱정했어. 참 바보 같지?

너밖에 몰랐던 바보. 그게 나야.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아 보이려고 했는데

잘 안 되더라. 너도 느꼈겠지? 그날 밤 내가 뒤척이는 걸 옆에서 다 느꼈을 테니까.

나 사실 좀 원망했어. 여행은 다 즐길 수 있게 해 주지... 근데 어쩌겠어. 너의 마음이 지옥이었을 텐데.

우리가 함께 만든 그 지옥에서 너만이 고통받고 있었을 텐데.

이제 나도 함께 있어.


사람들한테 얘기할 수 없었어.

왜냐면 내가 너를 너무 좋아해서 자랑을 너무 많이 했거든.

나 그래서 여행 재밌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한테

너무 재밌었다고 거짓말했어.

재밌었지만, 마지막 날에 너무 힘든 일이 있었다고 말하지 못했어.

내 지옥을 보여주는 게 부끄러웠거든.


너가 마음 돌릴까 싶어서

후회 없이 나를 다 바꿔보려고 했어.

데이트 코스도 제대로 한 번 짜지도 않았던 나인데,

열심히 4개의 데이트 코스를 짜보고,

그러면서 너무 즐거웠어. 나에게 실낱같은 희망이었으니까.


너에겐 부담이었을 거야.

너도 애쓰는 나를 보며 힘들었을 거야.

널 사랑하는 걸 아니까. 그래서 그런 걸 아니까.

그래서였을까?

여지도 주지 않더라.

참 단호하더라.


나 지금 마음이 찢어질 거 같이 아파.

친구들의 조언도 머리로 이해가 가는데, 그리고 나도 그걸 따르고 싶은데 마음이 너무 아파.

그리고 친구들이 나를 높이고, 너를 낮출 때 더 아팠어.

그래서 너를 낮추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사람에게 얘기하진 않았어.

너는 나에게 헤어지는 마당에서도 보호하고 싶은 그런 존재였어.


근데, 왜 지금까지 거의 모든 말을 과거형으로 했냐면,

이제 너는 나에게 과거이기 때문이야.

너와 내가 함께 꿈꿀 수 있는 미래는 없어.

우리가 다시 만나도, 우린 이미 먼 길을 와버렸어.

너는 내가 매력이 없고, 나는 네가 예전같이 좋지 않아.

그래서.


나 아마 좀 많이 힘들 거 같아.

너의 흔적은 내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거든.

너의 사진을 볼 때, 너가 사준 선물을 볼 때, 너가 해준 자수를 볼 때,

그리고 너로 인해 바뀌어버린 내 습관들이 튀어나올 때,

카톡과 전화번호부에서 바뀌어버린 너의 이름을 볼 때,

모든 즐겨찾기에서 빠진 너가 이따금 생각날 때,

그 모든 순간에 나는 아파할 거 같아.


너한테 나를 잡아달라고 이런 글을 쓴 건 아니야.

나도 구구절절 내 마음을 어딘가엔 써놓고 싶었어.

이게 너에게 닿을 때쯤 우린 서로에게 아무것도 아니겠지.

내 전 남친이... 내 전 여친이... 라고 호명되면서

다음에 만날 사람, 썸탈 사람과의 이야깃거리로 전락해 버리겠지.


나 이 긴 글을 쓰면서 결국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거야.

정말 미치도록 좋아했고, 사랑했어.

하... 나 "사랑했어"를 쓰는 그 순간에도, 마지막을 사랑해 로 마무리지을 뻔했어.

잘 있어. 나도 잘 있을게.


이제는 너에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씀


P.S. 위에 있는 그림은 너와 처음으로 갔던 여행에서 찍은 사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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