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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이데 전주현 Feb 09. 2024

멍자국 문답

24.02.08 16:27 씀

손톱 한가운데 피멍 든 자리를 봅니다

시계 보듯 지친 기색으로 봅니다


손바닥이 엄지를 삼키고

손을 동그랗게 쥐고서


붉은 기가 퍼지고 옅어졌네요

어제보다 조금 더


> 결국엔 모두 비슷할 거예요 <


봄이 올까요


> 이마에 주름을 한 두 겹씩 얹고 살 거고 <


멍자국이 손톱 끝 절벽으로 기어 올라가

단숨에 세상 밖으로 떨어지면


> 어디선가 들었을 법한 이야기를 경험담이라며 소개할 거예요 <


시간을 건너뛸까요


> 와인 한 잔을 건네며 오늘을 기억하자 할 거고 <


손톱이 하늘을 볼 수 있도록

손을 동그랗게, 엄지를 가장 위에


> 책 모퉁이가 붉게 물드는 것도 모른 체 건배사를 읊을 거예요 <


손톱 한가운데 피멍 든 자리를 봅니다

가는 비 이마로 받아내듯 허탈한 기색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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