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차 유튜버가 전하고 싶은 진실, 그리고 유튜브라는 커리어에 대해
얼마 전부터 유튜브의 모든 크리에이터들의 채널에 '아동'을 타겟으로 하는 영상이 있는지 유무를 체크해야 하는 알람이 떴다. (물론 나도 받았다.) 아마 지난 9월 미국에서 벌어진 유튜브의 아동 개인정보 불법 수집과 더불어, 국내 아동들을 데리고 운영을 하는 몇몇 채널들의 아동 학대 소식들이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끊임없이 아동을 '돈벌이 수단'으로 대하는 사회적 문제의 조치로 미국 법원은 2000억이란 벌금 폭탄을 때렸지만, 사실 이는 구글(유튜브 모회사)의 지난 한 분기 광고 매출의 1%도 안 된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이 씁쓸한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머릿 속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유튜브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던 때가 언제 였는지, 왜 였는지, 그리고 지난 3년 가까이 나는 이 유튜브 채널 운영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공부했는지에 대해.
때는 2016년 봄, 한 편의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지금 운영하고 있는 '코스모지나'라는 이름의 채널이 아닌, 다른 채널이었다. 물론 당시 처음 올렸던 영상은 내가 직접 만든 영상은 아니었다.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카페를 홍보해주는 영상이었는데, 한국을 알리는 영상을 너무도 만들고 싶었던 나는 편집이 가능한 지인 오빠를 졸라 내가 나오는 첫 영상을 올렸다. 처음 올린 영상이 내 기억상 5월 쯤이었는데, 문제는 그 이후 어떤 영상도 올리지 못했다는 데 있다. 유튜브를 하기로 마음 먹고 나서 배운 건,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콘텐츠는 내가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영상 편집'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카메라는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찍고, 어떻게 영상으로 출력해야 하는 것인지를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혼자 터득했다. 그렇게 2017년 1월, 내가 손수 만든 첫 영상이 탄생해 지금의 '코스모지나'채널에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생각 해보면 1인 방송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것도 첫 번째 영상을 올리기 2~3년 전인 2014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누구나 마음 속에 '이걸 한 번 시도해 봐?'라는 불꽃이 일어도 쉽게 시작하지 못한다. 첫 째는 그것을 해 나갈 능력이 부족해서 일 수도 있고, 둘 째는 남의 시선을 너무도 많이 신경 쓰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유튜브 시작이 2-3년 늦춰졌던 것이다.
나도 유튜브를 시작해볼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2019년, 아마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나도 유튜브를 시작해볼까?'를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정말 남녀노소 누구나 유튜브를 보는 이 시점에, 모두가 '나의 무언가'를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내면의 욕구가 탑재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유튜브를 2017년 이래 3년 간 운영해 오는 크리에이터의 입장에서 꼭 말하고 싶은 건, 시작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영상 기획, 촬영, 편집 그리고 업로드를 모두 혼자서 해야 하는 나와 같은 크리에이터인 경우에. 정말이지 풀타임으로 유튜브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일주일에 1-2편 정도의 영상을 기획하고, 만들어, 업로드 하는 것도, 잠자는 시간과 사람 만나는 시간을 모두 줄여야 가능한 이야기다. 그렇게 3년이란 시간을 보내 온, 나 역시도 아직까지 고민이 많다. 이젠 이 채널이 분명히 내 커리어 중 하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8만 4000명의 구독자들 (내가 부르는 닉네임은 '코스모스들♥')과의 커넥션이 생겼고, 그들이 기다리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오는 갈등과 딜레마도 분명 존재한다.
내가 유튜브를 시작하고 싶었던 궁극적인 이유를 생각해본다.
전 세계 사람들과의 연결, 그리고 소통
사실 이것이 내가 지금껏 6개 국어를 배우게 된 이유이고, 현재 국내에 살면서 '영어'와 '일본어'를 가르치는 수준까지 습득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한다. 첫 책을 쓰면서 조금 더 확고해진 면도 있다. 국내를 넘어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어찌보면 이 1차원 적인 이유가 내가 유튜브 영상을 만들고, 책을 쓰는 동기이다.
그래서 내가 지금 내면에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유튜브라는 곳은 정말이지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시청자(Viewer)들이 존재한다. 세상에 BTS를 알린 것도 바로 이 '유튜브'라는 채널이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에게 나의 무언가를 보여 줄 수 있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지금 운영하는 채널을 통해 내가 전달 할 수 있는 콘텐츠는 한계가 있음을 느낀다. 지금 내 채널을 통해 전하는 메지시 또한 분명 내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맞다. 다만 현재 외국어 공부와 자기계발이 중심인 나의 채널에서 'Beyond Language'를 실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또 다른 채널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분명 유튜브를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 많은 이들이 포화상태니 어쩌니해도, 잘 만든 진정성 있는 콘텐츠는 누구나 찾아보게 되어 있다. 다만 그 목적이 돈이라면, 혼자 지속해 나가지는 못할 것이다. 다른 글에서 한 번 더 이야기 할 수도 있겠지만, 미디어에서 얘기하는 '유튜버 수익의 허상'만 보고, 시작했다가는 결국 1년도 안되어 접게 될 것이다. 결국 '크리에이터'란 직업이 나의 커리어가 될려면, 정말 내가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주제'가 있어야 한다.
나에게 유튜브는, 진정으로 나를 통해 삶이 더 나아졌다고 이야기하는 '코스모스들(구독자들)'을 연결해주었고, 그들과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었다. 나는 이것이 그저 국내가 아닌 더 넓은 세상에서 이러한 일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내가 바쳐야 하는 인내의 시간과 노력들이 필요하겠지만, 내 삶이 유튜브라는 채널을 통해 더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 그것이 내가 영상을 지속적으로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튜브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남겨주세요~ 다음 번 글에서 좀 더 자세히 남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유튜브 #크리에이터 #코스모지나
https://www.youtube.com/jinaseong
* 출간 책 <나도 멋지게 살고 싶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371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