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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스모지나 Nov 17. 2019

2030년 신인류의 직업은?

10년 뒤의 나를 상상해보며... 


이따금씩 딱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의 변화를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보자면, 2009년의 나와 2019년의 나.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꽤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09년 대학생 시절, 당시 나는 휴학생이었다. 이대로 학교를 계속 다녀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언가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시급했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던 나는 분명,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서 그 과에 들어갔다. 하지만 확신이 서지 않았다. 분명 나는 좀 더 글로벌 한 일을 하고 싶었고, 해외를 오가는 일을 하고 싶은데 과연 내가 되고 싶었던 직업인 '아나운서'가 진짜 내 적성과 맞는 일일까를 수 백 번 고민했다. 그렇게 고민했던 이유 중 하나는 그 일이 되기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수준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에서도 이미 아나운서가 된 선배들이 있었고, 합격 수기를 들어보면 정말이지 1만 명 중에 한 명을 뽑는 수준의 피말리는 5차 관문이 놓여 있었다. 거기에다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데는 왜 그렇게 돈이 많이 드는지. <아나운서 준비생들이 취업을 위해 평균적으로 쓰는 비용이 천 만원!>과 같은 기사를 읽을 때면 헛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나같이 서울에서 자취하는 가난한 대학생이 준비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오랫동안 가져왔던 꿈을 내려 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알고 싶었다. 정말 아나운서가 왜 되고 싶은 것인지. 아나운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진짜 그 일을 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뿐만 아니라, 인생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해외에 한 번도 살아본 적도 공부해 본 적도 없었던 나였기에, 한국 밖을 나가면 또 다른 새로운 꿈과 내 미래가 보이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떠났던 것이 바로 휴학 후 떠난 '80일간의 유럽 여행'이다. 단지 이렇게만 말하면 심한 판타지를 줄 것 같아서, 다시 이름을 정정하자면 '80일 간의 유럽 고난 여행'이었다. 왜, 젊을 땐 사서 고생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내가 딱, 돈쓰면서 그런 여행을 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돈을 아끼고 아껴서 다닌 여행이라 더 그랬을 것이다. 어쨌든 난 그 80일간의 혼자 여행을 통해 어마어마하게 성장한 기분이 들었다. 내 다사다난했던 여행기는 이 글에서 다 담을 수는 없을 것 같으니 다시 '직업' 얘기로 돌아가서, 여행을 돌아와서 내 인생에 생겼던 작은 변화 중 하나는 너무도 절실히 해외에서 공부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내 상황에서 해외 유학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교환학생'이라는 답이 나왔다. 그렇게 해서 필요한 영어 성적을 받고, 학교 영어 인터뷰를 거쳐서 늦깍이 4학년 때 가게 되었던 곳이 프랑스 니스였다. 당시 나는 영어 이외에 언어가 너무도 배워보고 싶었고, 그래서 프랑스를 선택하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내 20대 초중반은 나름 인생의 여러가지 옵션들을 두고 치열하게 살아왔던 흔적들이 있었다. 교환학생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다시 아나운서 준비를 하고, 감사하게도 지난 8년 간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을 해왔지만, 만약 내가 20대에 그렇게 자아탐색을 하지 않았더라면 정말 크게 후회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30대가 되어서 너무도 감사한 것 중 하나는 이제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인생에서 어떤 가치를 중요시 여기고, 어떤 가치는 불필요한 것이라 생각하는 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이는 내가 푸아그라도 먹어 보고, 똠냥꿍도 먹어 보고, 뷔프 부기뇽도 먹어 보았기에 이제는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지를 어느 정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결국 나 자신을 알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경험'이다. 경험을 하는데 반드시 필연적인 것은 실수다. 실수 없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는 없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도전도 늘 '호불호'를 염두해 두고 먹기를 선택하는 것처럼, 중요한 건 실수를 하더라도 내 인생에 그리 치명적이지 않다면 도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만약 조금 과감한 도전을 해야 하는 것라면 분명 그건 나이를 먹어서 시도해보는 것보다는 젊을 때 도전해 봐야 재기 하기가 쉽고 덜 아프다. 다행이 나는 이를 일찍 깨달아서, 20대 때 시행착오가 많았다. 너무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30대가 된 지금의 내가 나를 온전히 다 안다고는 할 수는 없더라도, 지금 껏 몸으로 직접 경험하고, 익힌 것들이 나라는 사람을 깊이 알 수 있게 해주었던 게 맞다. 


그래서 문득 앞으로 10년 뒤 쯤인 2030년을 상상해본다. 


지금 내가 2009년을 돌이켜 보았던 것 처럼 2029년(통상 2030년이라 하겠다), 2030년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최근 읽었던 <트렌드 코리아 2020>을 보면 '멀티페르소나'와 '업글인간'이란 용어가 등장한다. 나는 앞으로 AI(인공지능)와 VR(가상현실)과 함께 살아갈 신인류가 지속적으로 가지고 갈 속성이 바로 이 두 가지가 아닐까 싶다. 지금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은 어떤 형태든 '소셜미디어(SNS)'라는 것을 계속해서 사용해 나갈 것이고, 온라인 속에 살아가는 '나'라는 존재는 분명 현실에서와는 다른 모습의 자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점점 더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어하고, 한 가지 일로서 나 자신을 평가 받기 보다는, 업무시간에는 '마케터'로, 그리고 일이 끝나고 나서는 '뮤지션'으로와 같이 두 가지 이상의 자아 형상을 가지고 싶어할 것이라 예상한다. 이는 내가 앞서 얘기한 '업글인간' (나 자신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발전시키고자 하는 성향의 인간)과도 관련이 있다. 점점 더 노동하는 시간은 줄어들도 자기계발과 자기만족을 위한 시간으로 인생을 꾸려나가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지 않을까. 사회에 나와 8-9년을 살면서 깨달은 건, 늘 직업적으로 전환점이나 기회의 순간들이 온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전제하 이겠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결혼과 같은 인생의 큰 이슈가 있다고 하더라도, 난 계속해서 창작활동을 할 것이다. 내가 말하는 '창작활동'이라 함은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드는 일과 같은 것들 말이다. 이와 더불어 20대에 잠시 꿈꿨지만 무언가 결과적으로 이뤄내지 못했던 그 꿈, '글로벌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것도 함께... 지금 내가 그리고 있는 글로벌한 일은 강연이다. 물론 비즈니스적으로 서비스 이외에 어떠한 상품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나는 가능한 한 이 세상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를 영상과 글로 공유하고 싶다. 물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더불어서 말이다. 


앞으로 나와 같이 다양한 직업을 함께 관리할 많은 신인류의 사람들을 응원하며. 



영화 <아이, 로봇 (2004)>  2035년의 미래를 그렸던 영화. 문득 그 해가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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