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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 보다 더 무서운

by 손명찬


외할아버지는 무뚝뚝한 황해도 분이셨다.

덕분에 투박스런 이북 말이 요즘도 낯설지 않다.


그래도 손자에게만큼은 부드러우셨다.

어렸을 적엔, 옛날 얘기도 곧잘 해주셨다.


"호랭이 보다 더 무서운 동물이 이서.

뭔지 아네?

사지란 놈이야, 사지."

그러시고는 썰렁하게 허허 웃으셨다.



사지.

분명히 사지라고 하셨다.


정말 ‘사자’의 이북 사투리일까.

아니면, 정말 썰렁한 장난을 치신 것일까.





*

온갖 종류의 사전을 다 뒤져서도 못 찾은

전설의 동물이 때로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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