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시广西 - 리강璃江유람과 양숴陽朔
이강璃江유람
계림(구이린)에서 양삭陽朔(양숴)까지 83km에 이르는 리강 구간에는 여러 종류의 유람선 투어가 있다. 그중에서 리강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양디부터 싱핑까지만 배로 이동하는 투어를 하기로 했다.
오전 7시경 투어버스는 호텔 가까이 와서 사람들을 태우는데, 이미 중국인들로 대부분 채워져 있다. 배를 타기로 한 양디마을까지는 이곳에서 버스로 이동한 후, 배를 타고 싱핑까지 간 다음, 다시 버스를 타고 양숴까지 데려다주는 투어 비는 한 사람당 170원이다. 점심시간에 하나 밖에 없는 식당 앞에 세워놓고 한 시간 여 정차를 한다거나, 쉴 사이도 없이 떠들어대는 가이드의 마이크 소리만 없었다면 여행자에게는 제법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버스 안에서 중국인 가이드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마이크를 입에서 떼지 않는다. 사이사이 계수나무 꽃으로 만든 향수와 화장품 등, 구이린 특산물을 판다. 구이저우에서 풍성하고 매력적인 계수나무 꽃 향기를 맡아본 후여서, 한 번쯤 들여다보고 싶었지만 버스 안에서 끈질기게 강매를 당할까 봐 관심을 거두었다. “다음 기념품 가게에서 사야지” 생각했을 때는 그 상품은 이미 내 것이 아닌 것, 여행지에서는 본 순간 사야 한다.
양디포구에서 4명씩 탄 배는 구이린의 절경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찬란하게 부서진 햇살이 저절로 강물에 스며드는 것처럼, 햇빛마저도 고요하다. 강 옆으로는 겹겹이, 말쑥하거나, 수려하거나, 아름답거나, 기묘하거나, 때론 귀여운 탑카르스트의 봉우리들이 나를 지쳐간다.
아프리카에는 대칭과 변화 균형미를 갖춘, 하나같이 조형미가 넘치는 멋진 나무들이 초원을 수 높고 있다. 그래서 아프리카에는 세상의 잘 생긴 나무들이 모두 모였다고 생각했다. 이곳에 오니 세상의 잘생긴 봉우리들은 다 와 있다. 봉우리들에는 낭만적이고 멋진 이름과 전설이 있건만, 이미 관심 밖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설적인 이야기와 의미를 품고 있는 이름들의 의미가 별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온통 화폭이 되어버린 풍경 때문이다.
양숴陽朔 시지에西街
작은 포구 마을인 싱핑에서 다시 버스를 타니, 오후 2시경 양숴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구이린의 풍경보다 좀 더 섬세해진 산세다. 구이린에서도 많이 봤건만, 도심 한가운데 솟아오른 탑카르스트 봉우리들은 아무리 봐도 독특하다.
구이린에서 남쪽으로 66Km 떨어진 곳에 있는 양숴는 6세기 말에 만들어진 마을이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여행자들이 모이는 거리인 한낮의 시지에西街는 아직 한산하다.
객잔이 빼곡하게 들어앉아있는 골목길을 나가 길을 따라 내려가면 리강과 마주친다. 갈수기임에도 마을 쪽에서 강으로 엄청난 폭포가 내려오는데, 카르스트 지형에서 동굴을 통해 쏟아지듯 흘러내리는 물줄기이다. 강변에서는 물고기를 잡는 가마우지 사진(3원)으로 돈을 받는 아저씨가 앉아있다.
밤이 되면 시지에 거리는 활기가 넘치는 불야성을 이룬다. 양숴에 있는 사람들은 이 거리에 다 모인 듯,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틈에 끼어서 흘러간다. 하지만 사람들로 인해 거북하기보다는 이런 번잡함을 즐기는 얼굴들이다.
거리는 먹을거리로 넘쳐나고 조금 비싸지만 사람들은 거리의 분위기에 취해 주머니를 쉽게 연다. 양숴의 명물인 생강엿과 찹쌀밥도 있고 구운 두리안도 있으며, 이곳의 특산물인 곶감도 있다.
레스토랑마다 피지우위를 파는데 이 지역에서 유명한 요리로 민물고기를 맥주로 조리한 음식이다. 모양은 우리나라의 생선찜과 비슷하지만 맛은 밋밋하고 그럭저럭이다. “경험상 한 번은 먹지만 두 번은 안 먹지” 생각했지만 구이린 지역에 생각보다 오래 머물다 보니 두 번이나 먹게 됐다. 바다 생선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