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하기 짝이 없는 미얀마를
미얀마 양곤의 아침
짜욱도지사원을 가려고 택시를 세우고
"얼마예요?"
"2500짯"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2000짯"
기사 아저씨 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가다 보니
거리가 꽤 멀다. 할 수 없지만 가면서 괜스레 미안해졌다.
간을 보느라고 흥정을 해 본들
미얀마에서는 밀당이 안 되니 별로 재미가 없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미얀마에서는 일반적으로 흥정을 할 때 거의 실랑이는 필요가 없다.
택시비를 흥정할 때도, 손해 보는 정도가 아니라면 제시하는 금액에 가든가
얼토당토 않은 금액을 제시하면, 노여움 없이 편하게 그냥 가 버린다.
어쩌면 나는 밀당하기가 너무 힘들어 여행을 떠나오지 않았는가?
그래서 미얀마의 공기는 심심하다.
외국인도 그저 가벼운 미소로 답하는 이웃일 뿐, 과한 환대나 호기심은 많지 않다.
1월, 겨울이지만 몹시 더운 양곤 시내를 쏘다니며
심심하기 짝이 없는 미얀마를 하루 만에 터득해 버렸다.
그들은 미지근해 보이지만, 그냥 내 이웃처럼 정답다.
공기처럼, 아침햇살처럼 나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길은
저절로 나를 그들처럼 기품 있는 천연색물감으로 물들여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