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7/금/맑음
아침부터 바쁘다. 마음만. 매일 쓰고 그리기로 한 일기는 늘 밤 11시가 지나서야 끝나는 루틴이 되어있다. 하루를 스캔하며 정리하는 시간이라서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때까지 글감을 찾기 못했거나, 글감에 맞는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아서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큰 변화가 없는 일상에서 매일 새로운 글재료를 찾아 그림까지 입힌다는 게 보통일은 아니다.(누칼협?)
하루 쉬어야 할거 같다. 대부분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쓴 글이 너무 하찮거나, 그림이 너무하다 싶을 때. 재생산의 시간이 부족함을 느낄 때. 힘주고 꽉 틀어막았던 괄약근이 풀리는 것처럼 강철 같던 의지가 스르르 풀리는 그때.(화장실 변기 위가 아니다. 기분 더럽다.) 아침부터 하루 쉴 생각을 한다.
내일 휴일을 정했다. 시험이 있다. 이것도 호기롭게 접수해 두고는 매일매일 후회 중. 돈도 돈이고, 한 해 장기프로젝트로 연말에 내가 주는 선물이 걸린 일이라 포기할 순 없다. 하루종일 벼락치기를 해야 할 판인데 이제 업무시간이다.
일기를 하루 쉼으로 하루의 일기를 쓴다. 글재료가 소진되었음이 글감이 된다. 아이러니.
‘재료소진’, ‘금일 휴업’으로 이미지 검색을 해보니 두 개가 맘에 들었다. 하나는 깔끔하니 내 스타일인데 미안함이 없다. 출입문에서 마주한다면 살짝 기분 나쁠… 아래 팻말이 좋다. 장사가 잘된다는 은근한 자랑과 문 닫음에 대한 미안함이 잘 어울린다. 일기지만, 연재를 약속했고, 고마운 독자분들도 몇 분 계신다.(복 받으세요~)
한자를 배우지 않은 세대에서 금일 휴업을 금요일, 일요일 휴업으로 이해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오늘만 쉽니다.
그럼 20000, 총총. 아재 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