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9/일/맑음
*주의 : 본 일기는 간접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든...
라운지에서 제품을 둘러보시던 백발 손님께서 'EDEN'이라 명명된 제품 안내 스탠드 앞에서 중얼거리신다.
발음이 좋으시네요~
내가 영어 선생이었어.
추임새에 답하신 억양에 살짝 자부심이 실렸다.
옆 '팔콘'에서 마사지 중이신 아내분 표정이 묘하다. 입을 삐죽거리시는데 머리 위에 ‘그만 좀 해요~’ 말풍선이 달린다.
은퇴하신 교사부부. 아내분은 미술을 가르치셨다고.
아드님 내외가 계약을 진행하는 동안 전직 영어선생님과 이어진 스몰토크.
내가 이제 칠십인데, 어때요, 내가 백 살까지 살 거 같아요? 못살아요. 욕심도 없고.
백 살까지 건강하실 거 같은데요? 인류 수명이 120까지 가능하다고 하잖아요.
빈말이 아니었다. 댄디한 차림새에 백발이 묘하게 어울리는 귀여운 얼굴. 단단한 몸매. 말에도 교양과 유머가 묻어있다.
나이를 받아들여야 해요. 그냥 내 또래 동창들과 어울리면서 우리만의 세계애서 우리들의 언어로 젊은이들 눈치 볼 필요 없이. 맛있는 거 먹으면서 웃고 떠들고, 거기에 만족해야죠.
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아내한테 질 수밖에 없고, 딸한테도 지고, 이길 수가 없어.
패자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원주 뮤지엄산에서 만난 안도 타다오의 청춘이 떠올랐다. 푸릇푸릇하던 사과. 선악과?
영어로 ‘the fruit of the tree of knowledge’ (또는 ‘the fruit of the tree of good and evil‘)라고 한단다.
한 시간 정도 에덴동산에서 새하얀 청춘에게 삶에 대해 또 한 수 배운다.
나eden다는 건 슬프지만 긍정으로 받아들여야지, 나이에 맞는 언행과 여유, 유머, 건강을 위해 꾸준히 준비해야지. 즐거운 기운을 전할 수 있는 어른이 돼야지.
또 한 뼘 철eden다.
미술쌤이 내 관상이 그림 잘 그릴 상이라신다. 듣기 좋은 덕담. 내가 화가가 될 상이었나? 화가가 될 상인가?
두 분 모두 더 건강하시고, 더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