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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8/월/비
큰 녀석, 작은 녀석 데리고 아침부터 병원에 갔다. 큰놈 병명은 '부분적 인지 불능', 작은놈은 '안면열상'.(자가진단 오지고요) 버텨보다가 맘먹고 'S전자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대기인원 022명. 한 시간 기다렸다. 의사쌤은 친절하다. 이리저리 두 녀석을 진료하더니 큰놈은 치료비 20만 원, 작은놈은 9만 5천 원. 설상가상 큰놈은 치료 불가. 연식 이슈로 부품을 구할 수 없단다. 일종의 불치병이다. 화면 터치가 안 되는 녀석에게 더 이상 전자계약이라는 중책?을 맡길 수 없다. BGM을 전담하던 작은놈의 깨진 액정을 새 걸로 교체해서 역할을 바꿔줘야겠다.
불치병에 걸렸다고 쓸모가 없어지진 않는다. 폐기(죽음)를 전제할 필요도 없다. 좀 더 함께 일해 볼 요량이다.
영원한 불치병은 없다. 월요병. 난 극복했다. 이젠 널리 알려진 처방인데 토욜, 일욜에 일하면 없어진다.
상담 중, 심각한 내용을 듣는 와중에도 바로 옆 부스 여의사쌤에 자꾸 눈이 갔다. 지난번 자동차 정기검사 때 여성 엔지니어를 봤을 때 느낀 생경함과 신선함, 존경심이 다시 샘솟는다.
이 망할 놈의 편견. 이건 정말 불치병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