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31/토/맑음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 앵발리드 강풍도 뚫어낸 여자양궁 '10연패' 신화.
2011년 개봉작 '최종병기 활'의 명대사를 인용했다. 하지만 지난 파리올림픽 양궁경기 해설 중 파리의 바람을 극복하는 것보다 계산이 필요하다는 멘트를 언뜻 들은 듯하다. 해석의 영역. 극복이란 단어는 잔재주 부리지 말고 우직하게 임하라는 뜻으로 다가 오지만 시선을 조금 옮기면 달리 보인다. '극복'이 가져오는 궁극적이고 선한 결과는 명중이다. 쏜 살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직진했는데 목표를 빗겨나간다면 '극복'의 의미가 없다. 결국 바람의 영향에도 명중하려면 계산이 더 효율적이다. 순간적으로 바뀌는 바람의 결을 느끼고 훈련, 혹은 감에 의한 오조준으로 명중시키는 거다. '계산'과 '극복'은 상충하는 의미가 아니라 상호보완적, 협조적 관계가 아닐까?
바람.
엊그제 오랜만에 무심천 밤길을 달렸다. 반환점까지 5km 내내 바람을 안고 달렸다. 바람은, 저항은 장애물이자 트레이너다. 적당한 저항은 날 성장시킨다. 목적지가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 있다면 이겨내야 한다. 바람을 거스를 것인가, 바람을 따를 것인가.
물.
우생마사(牛生馬死)
헤엄을 두 배나 잘 치는 말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다 힘이 빠져 익사하고, 헤엄이 둔한 소는 물살에 따라 조금씩 강가로 나와 목숨을 건진다는 고사.
물도 방향에 따라 저항이 되기도 하고, 순항이 되기도 한다. 이겨내야 할 고난이기도 하고, 따라 흘러야 할 순리이기도 하다.
진리
“우리가 세상(世上)을 살면서 따라야 할 진리(眞理)는 언제나 하나이며, 그 진리(眞理)에 따라 살면 편안(便安)하고 평화(平和)로우련만, 욕심(慾心)이라는 바람(風)이 불어 닥치면, 사람에 따라 때에 따라 경우(境遇)에 따라 수(數)도 없이 많은 진리(眞理)가 나타나느니... (중략)... “그러므로, 진정(眞情) 평화(平和)롭고 편안(便安)한 삶을 살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마음속에 일어나는 욕심(慾心)이라는 바람(風)을 잠재울 줄 알아야 하느니라.” -반야심경
73년 소띠. 소처럼 순응하면서 살자. 살아온 날들 되새김질 하면서 진리를 찾고 욕심을 버리고, 우매한 중생에게 깨우침을 주고 떠난 말에게 조의를. 8월의 마지막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