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岐路)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만날까?

by 정썰

내비게이션은 없었고

지도는 어려웠다.

길치.

타고난 고집과 수줍음에

몇 번이고

같은 자리를

빙빙 돌기도 했다.


길은 서로 통하고, 만난다는

막연한 생각은

너무 멀리 돌거나

만나지 않기도 했다.


한 길로 걸어온 거 같지만

때마다 갈림길은 있었고

회피와 선택이

지금, 여기에 좌표를 찍었다.


다시,

갈림길에 서서

살아가면서 또 몇 번의 갈림길을 마주할까?


남은 여행길

꽃길이든, 광야를 건너는 고난의 길이든


지나온 길에 후회하지 않기로

못 가본 길에 미련두지 않기로

남들이 가는 길과 비교하지 않기로


무리한 틀에 가둬 옥죄지 않기로

주위의 비난에 상처받지 않기로

함부로 남을 비판하지 않기로


의사랑, 병원이랑 친해지기로

과일과 채소를 즐겨 먹기로

자주 달리고 산에 오르기로


거창한 말보다 작은 걸음에 집중하기로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로

진 빚은 차근차근 다 갚고 가기로


그리고

사랑의 기로에 서서 슬픔을 갖지 말기로

이별의 기로의 서서 미움을 갖지 말기로*


* 김수희 '멍에'(1982.11.25.) 중 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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