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다...는

by 정썰

얼마나 살았다고

사는 게 지겹고

얼마나 만났다고

만남이 지겹고

얼마나 사랑했다고

사랑이란 게 지겨울 때가 있고*

얼마나 썼다고

쓰는 게 지겨울까


이 무뎌 보이는

지겹다는 말

생각보다 날카로워서

말버릇처럼

하고 내뱉은

지겹다는 말

에도

상처가 생겨

꽤 오래도록

아물지 않기도 했다.


얼마나 내렸다고

며칠째 내리는 비가

슬슬 지겨워지는 오후에


하고 흘러

자국으로 남은

'지. 겨. 워'

화들짝 놀라 지워본다.


*'옛사랑'(이문세) 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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