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고백

by 정썰

비가 내렸다.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되겠구나

하는 걱정보다

네가

있는

부산 날씨가 궁금했다.


연이틀 들떠있던 초미세먼지가 가라앉을까

기대보다

이제 이틀 뒤면

네가 오겠구나


말라버린

생각의 종지에도

엄지로 꾸욱 눌러 패인 얕디얕은 감성에도

촉촉하게 고인

아침...

부터

'난 오늘도 이 비를 맞으며 하루를 그냥 보내'고 싶기도 하고*

일요일이지만 퇴근길에 빨간 장미라도 사야 할 거 같기도 하고**

'Oh just feel so sad inside... Oh it seems like loneliness'*** 센티해지기도 하는데


어쩜

비는

아침이 오기 전부터

쏟아졌는지 모르고,

네가

꿈속에서부터

그리웠나 보다.


비 속에

녹이 슨

이십 년 만의 고백이라니


아침부터





* 노래 '비처럼 음악처럼', 김현식

** 노래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다섯 손가락

*** 노래 '비가 와', 빈센트블루



이전 21화추분(秋分) 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