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쉽게 포기하지 마.
사랑하는 나의 딸, 혜리야. Year3 새 학년이 시작하면서, 너의 방과 후 수업도 바뀌었어.
월요일은 Gymnastic Extension Class로, 화요일이랑 목요일은 수학이랑 한글공부하러-
수요일은 Reading and Writing Class로.
작년에는 거의 예체능으로 뮤지컬이랑 짐네스틱이었다면,
올해부터는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 엄마가 선택한 수업들이야.
물론, 너의 의견도 반영을 했고, 너도 해맑게 알겠다고 했지.
작년에 한글학교를 다니면서 네가 많이 힘들어했다는 걸 엄마는 알아.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자란 넌 한글보다 영어가 더 편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도 엄마는 잘 알고 있어.
그렇지만, 넌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글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건 엄마의 욕심일지도 몰라.
아빠도 엄마한테 늘 하는 말이, "지금은 영어가 제일 중요해." 하는데, 엄마는 생각이 조금 달라.
너의 모국어도 당연히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거든.
이중 언어를 한꺼번에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어른들도 그런데, 넌 오죽할까 싶어.
사실, 엄마아빠의 친구들도 보면 어렸을 때 와서 영어만 하다가
나중에 한국친구들이랑 친해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도 늘고,
읽고 쓰게 될 줄 아니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데
또, 주변 엄마들 얘길 들어보면, 한국어도 같이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엄마는 그런 말들에 휘둘리지 않고, 엄마 방식대로 하는 걸로 결정을 하게 된 거야.
네가 한글학교에 다니면서 점점 어려워지니까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여서 과감하게 한글학교는 그만두었어.
그렇게 스트레스받아가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엄마의 결정은 교회에서 하는 한글공부와 수학공부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곳으로 결정을 했어.
들어가기 전에, 레벨테스트를 봤는데, 선생님이 엄마한테 그런 말을 하더라고.
"혜리는 어느 정도 읽을 줄은 아는데, 말도 잘하고.
쓰는 걸 잘 못해서 제일 기초반으로 들어가게 될 겁니다."
엄마는 그 얘길 듣자마자, 다행이다 안심을 했어.
두 가지 언어를 한꺼번에 사용하는 너는, 영어가 훨씬 더 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한글학교에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진도를 맞춰 나가는 건 힘들겠지만,
느려도 천천히 너의 속도대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시 배운다면
분명, 읽고 쓰고 자연스럽게 잘 될 거라 생각했거든.
그리고, 하나님 말씀도 배울 수 있어서 더욱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 탁월한 선택으로 인해, 넌 재미있다고 말해줬어.
다시 한글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한 너에게 엄마는 너무 고마워.
어렵지만, 엄마 말대로 포기하지 않아 줘서 고마워.
어려워도, 자꾸 하고 반복하다 보면 분명 어려웠던 일도 쉬워지는 날이 올 거야.
엄마도 그러했으니까. 엄마의 경험을 한 번 믿어봐. 넌 잘할 수 있어. 엄마가 늘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