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한다
꽃도 폈는데 같이 나들이 갈래요?
지난 2주 연속 말음표게임에서 야외 나들이를 갔다. 봄맞이 이벤트라고나 할까. 모임장으로서 의무감도 있었지만 솔직히 이 계절을 즐기고 싶었다. 코로나를 이유로 또 만남을 미루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는 밖으로 나와야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사실은, 내가 그렇다. 답답한 걸 참지 못하는 성향이라서, 완전 푹 쉬어야겠다고 느끼지 않는 한 계속 무언가를 하기 위해 움직이는 편이다.
말음표게임 봄 나들이
"어떻게 오늘 나오신 거예요?"
"아, 요즘 너무 집에만 있어서 사람과 좀 대화를 하고 싶어서요. 코로나 이후로 주말에도 거의 집에만 있었거든요. 완전 히키코모리처럼 지내서... 그런데 소모임 어플을 보다가 오늘 모임이 있길래, 딱 나오게 됐어요."
말음표게임에 오신 분들 중 몇몇 분들이 이런 비슷한 말을 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잘 몰랐다. 코로나가 우리의 인간관계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쳤는지. 만나지 못한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이젠 만날 수 있어도 굳이 만남을 선호하지 않는다. 바이러스만큼 무서운 게 고립이고 그보다 더 무서운 건 고립이 익숙해지는 일이 아닐까 싶다.
"오늘 어떠셨어요?"
"아, 오래간만에 너무 좋았어요. 새로운 분들과 이렇게 편하게 대화를 나눈 게 얼마만인가 싶어요. 앞으로 모임에 자주 나가려고요."
주말 나들이에 온 분들 중에는 평일에 직장이 늦게 끝나서 나오지 못한 분들도 있었다. 다들 모임에 나오고 싶은데 환경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인사치레일지 모르는 한 마디. 하지만 반가운 말. 그리고 감사한 말.
"오늘 재밌었어요. 주말에도 열면 꼭 오고 싶어요."
괜스레 마음이 뿌듯했다.
"이 모임이 뭐라고..."
하지만 한편으론 자부심을 느낀다. 사람들에겐 허물없고 편안한 관계가 필요하다. 나 또한 그랬고, 이 모임에 온 누구라도 그랬다. 물론 그 모임이 꼭 '말음표게임'일 필요는 없다. 어떤 곳이라도 좋은 취지의 모임이라면 된다. 편안하고 마음이 놓이는 관계를 만들 수만 있다면 말이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만나는 일이다. 세상 모두가 비대면을 외치는 시대에도, 좋은 모임은 여전히 건재히 얼굴을 마주하며 서로의 심온을 느낄 테니까.
사람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언제부터 우리가 비대면을 선호했는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뿐. 누군가의 사업적 도구였을 뿐, 청춘을 고립시킨 어둠이었을 뿐, 다시 봄이 오고 꽃이 폈으니, 이제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한다. 활짝 웃는 얼굴을 마주하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