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가 아닌 공유
주먹왕 랄프2를 봤다. 전작을 보지 못해서 내용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뚜렷한 것 같았다.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우정을 그려내는 영화였다. 애니메이션의 당연한 과정이고 귀결일지 모르나 그들의 우정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을 거쳐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내용을 스포 할 수 없으므로 다 말할 수 없으나 내가 느낀 것은 이것이다. 우정을 사랑의 단면이라 말한다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사랑이나 사람이나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랑은 소유하는 게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고 사람은 소유하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다. 아니 함께할 수 없을 때에도 무언가를 나누는 것이다.
영화에서 전달되는 이 주제가 나를 슬프게 했다. 비혼 주의자에 가까운 나였기 때문일까. 누군가와 함께 평생을 보낼 꿈조차 꾸지 못하기에 비혼을 꿈꾸는(?) 나에게 더욱 아린 이야기였다. 우정조차도 같은 꿈을 꾸지 못하고 함께 할 수 없다면, 함께 한다는 맹세는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일일까. 그리고 그것은 얼마나 상대를 나도 모르게 구속하는 일일까.
사랑이 소유가 아니라 공유하는 일이고, 그것이 물리적인 거리와 상관없이 '나누고 향유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나는 기꺼이 우정을 쌓아가겠다. 그러나 물리적인 거리가 만들어내는 '떨어짐'이라는 심상이 나에게는 너무 시리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