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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바써니 Aug 19. 2021

사랑해, 쪽쪽쪽

생각해보면 아빠랑 정상적인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서로에게 말을 붙인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늘 싸움으로 번지곤 했다. 그런 아빠는 어째서 나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했을까?     

우리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해보려는 시도조차 안 해봤던 아빠가 그 이후로 매일 밤 큰 소리로 몇 시간씩 여자와 전화를 하며 사랑한다고 쪽쪽거리는 소리를 냈다.

요즘 노인들이 성병에 걸려 고생한다는 뉴스가 나올 때 욕을 하던 아빠는 이제 외박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며칠씩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 꼴이 해를 넘길수록 점점 더 심해져 견디다 못해 6~7년을 참던 내가 폭발했다. 그런 나에게 아빠는 오히려 화를 냈다. 그럼 그때 말하지 그랬냐고 역정을 냈다. 하지만 11살에 넌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며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 아빠에게 무시당했던 아이가 그런 말을 쉽게 꺼낼 수 있었을까?     


이 상황에서도 동생은 그저 시끄러운 아빠의 통화 소리에만 반응할 뿐,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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