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식구만 살기 시작한 지 몇 년이 흐르고 나도 동생도 모두 성인이 되었는데, 언젠가부터 아빠는 화장실 문을 닫지 않고 볼일을 보기 시작했다. 미치겠는 건 이 행동 역시 동생이 아빠를 그대로 따라 한다는 것이다.
성인 무렵에 살던 집은 구조상 화장실 바로 옆이 내 방이었기 때문에 지나다니면서 그 꼴을 몇 번이고 보아야만 했다. 심지어 현관과 화장실이 마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볼일을 보는 아빠나 남동생을 보아야만 할 때도 있었다.
이 집에서 정상은 나뿐인 건지, 아니면 이 모든 상황에 불만을 갖는 나만 비정상인 건지 가족이라기보다는 볼 때마다 울화가 치미는 동거인이 둘 있는 느낌이 점점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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