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지 않은 라볶이

인생 맛 레시피(이해의 맛)

by 달삣

심수봉의 '미워요'의 앞부분 노래를 들으니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생각이 다.


'죽도록 사랑하면서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해 보고 싶다는 말도 한마디 못 한 채

세월은 흘러 자꾸만 가는데 잊으려고 해도...'


사람은 미워하면서 닮나 보다.


지금은 오십 중반을 향해가는 남동생이 살아생전에 미워했던 아버지와 남동생이 닮아 있다는 걸 알았다.


며칠 전 형제들과 친정집에서 모였다.


나이가 드니 돌아가신 아버지 모습 있다고 남동생에게 말하니 질색을 한다.


"뭔 소리야." 하면서도 살아가면서 아버지가 했던 말씀들이 속속들이 생각이 나나보다.


형제들이 만나면 가끔 지난 어릴 적 이야기도 한다.

누룽지 숨겨둔 이야기 사이다를 뚜껑 열린 채로 옷장에 숨겼다가 사이다가 쏟아져 옷이 젖어 엄마에게 혼난 이야기 등 형제들만이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여자 형제들 틈에 있다 보니 남동생이 요리할 일이 없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배가 출출해다.


'떡볶이 해 먹을까 떡 있나 냉장고 뒤져봐"고 여동생에게 말했더니 웬일로 남동생이 "내가 라볶이 해줄게" 한다. 남동생이 만든 음식은 음으로 얻어먹는 것이다.


재료는 냉장고에 있는 것으로 대충 넣어 만들었는데도 남동생이 해준 라볶이 맛에서 아버지의 요리 맛이 생각이 났다.


고등학교 때 그림 그린다고 공부는 안 하고 사고뭉치였던 남동생은 아버지를 꼰데라 불렀다."꼰데 아직 안 들어왔지 누나? 꼰데 자?"

매일 사고 치고 아버지에게 잔소리 듣고 매맞고의 연속이었.


남동생도 가정은 돌보지 않고 어머니 고생시키고 술만 먹는 아버지에게 불만도 많았.


아버지는 술을 드시면 " 사는 것은 축복이긴 하지만 살얼음판 같다. 아침해 해 뜨는 것에 감사하지 않는 녀석들이라고 호통을 치시기도 하고 슈베르트의 보리수 노래를 부르셨다.


그러면 남동생은 귀를 틀어막으며 "아

와 닿지 않아 꼰데 또 시작이야"했었다.


아버지가 늘 부르던 보리수 가사는

'성문 앞 우물가에 서있는 보리수 나는 그 밑에서 단꿈을 꾸었네'생은 단꿈일까? 악몽일까?


하여간에 그 노래가 참 듣기 좋았는데 말이다.


이제 남동생은 낼 아버지도 없고 홀로 인생을 살다 보니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남동생에게 모질게 했던 행동들이 제대로 길을 안 가는 자식에게 안타까움의 훈육이었던걸 깨닫나 보다.

자기가 꼰데의 나이가 되어서야 안거다.전에

자상하지 않던 아버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준 당면 양파 넣고 해준 쇠고기 전골요리가 있었는데


맛있는 맛도 아닌 단맛도 아닌 묘한 맛이 었다.


동생의 라볶이에서는 달면서 짭쬬르만 눈물 맛이 났다.


TV 예고편에 심수봉이 나온다면'미워요'노래 들으러 가요무대 방청을 신청해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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