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꼬마 병정초와 옛날 통닭

인생맛 레시피(단맛)

by 달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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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컹컹짖는 1970년 크리스마스 이브 망우리 주택가 골목길 눈이 내린다.


사람들은 외투깃을 올리고 품마다 호빵 봉지, 귤, 군밤의 군것질을 담고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 간다.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퍼지고, 점방의 흑백tv 에는 ‘줄줄이 사탕과 아빠 오실 때 투게더~엄마 아빠도 함께 투게더~’를 선전 한다.


저멀리 골목길에 술취한 아버지의 18번노래 소리가 들려온다.”성문앞 우물가에 서있는 보리수 나는 우물가에 단꿈을꿈을 꾸었네”아버지는 인생이 한바탕의 꿈이라고 하셨다.


나와 형제들은 이불속으로 숨어서 자는척을한다. 아버지에게 붙잡히면 밤새울수도 있기때문이다.

아버지는 꽤나 시적인 이야기를 하셨나보다 나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동생은 졸면 아버지는 난감한 아버지는 ‘가서 자거라”했다.


엄마는 동네 시끄럽게 한다고 뭐라 하며 통닭봉투와 귤 봉투를 받아든다.

시장통에서 닭장 속 에살아있는 생닭을 찜하면 그자리서 죽여서 뜨거운물로 털 뽑고 손질하여 튀겨서 팔았다.닭의 입장에선 꽤 잔인하긴 했지만 맛은 죽여 줬었다.그래서 죽여주는 맛이된건가?


“이녀석들 오늘이 예수님 생일이야 일어나서 축하 파티를 해야지” 아이들을 깨우지만 우리는 자는 척하고 일어나지 않았다.아버지는 술취하면 밤새워 자식들에게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시고는했는데 잠이 부족한 우리에게는 무리였다.


하지만 고소한 튀김냄새에는 견딜수가 없어서 하나둘씩 이불속에서 빠져 나온다.

아버지가 사오신 초록색 병정초가 어둠속에서 타고있고 맛있는 음식이 있고 아버지의 노래소리의장면은 생의 행복추억의 한장면 이다.


그래서 그런지 옛날 통닭은 소울푸드이다. 고기가 부족하던 시절 아버지는 기운떨어진 자식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촛불과 통닭 향이 아련하게 멀어져 갔다.


2018년 매미우는 여름저녁 동네 한바퀴를 도는데 슈퍼 옆집에 가마솥 통닭집이 생긴 것을 알았다.


개업발이라 사람들이 제법 많았는데 바깥 파라솔 원탁테이블에 앉은 부자지간의 풍경이 눈에 띄였다.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은 40대 로 보이고 앞에 앉은 아들은 중2정도 보였다.

테이블에는 맥주와 치킨이 있었는데 아버지는 벌써 취해있고 치킨은 손도 안댄 상태인 것 같다.아이는 아버지의 훈계를 듣느라 고개를 푹 숙이고 있고 남자는 뭔가를 가르치려는지 호통을 친다.


치킨이나 먹이고 혼을 내던지 생각하다 저상태로 먹어도 체할듯하다.옆사람들은 그사람이 호통칠때마다 같이 깜짝 놀란다. 밥상앞에선 혼내지 마시길빈다.아니면 시나 노래를 하시던지 말이다.


지금도 통닭을 보면 옛날의 그 크리스마스 이브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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