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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Sep 08. 2020

바람 부는 날

사는 맛 레시피(바람의 맛)

뉴스에선 전국적으로 태풍 피해가 보도되고 있는 아침에 창문 밖  산길로난 산책길을 내다보니 바람이 세차게 부는데 거의 나무들이 허리가 꺾일 듯 흔들린다. 실제로 약한 가지들이 부러진 흔적이 보였다.


이 바람 속에 숲 속 청설모 다람쥐의 밥인 도토리 줍여자보였다. 9월이 되면 도토리열매를 맺는데 태풍이 부니 도토리가 후두 떨어질걸 생각하고 우비 입고 아주 작정하고 봉달이도 준비하고 나왔다.




개 끌산책하는 남자 보였는데 바람이 등 떠미는 데로 개 한 마리 끌고 걷고 있다. 개는 명랑해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비바람 속에 걸으니 털이 젖어서 일게다.


 저 멀리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도 보인다. 이파리도 없이 땡볕에 견디던 나무인데 뿌리가 튼 튼해 아직 견딜 만 한가보다.


바람 속에서도 꿋꿋이 자기 하고픈 일들을 하는 이들을 보니 조선 후기 최북이라는 화가가 생각이 났다.


 무주출신 최북이 그린 지두화로 바람을 표현한 '풍 설야 귀인 '그림이 생각나서 책을 펼쳐 보았다.


최북은 술을 좋아하고 가난한 생활형 화가였지만 맘에 안 든 양반이 그림을 그려 달랬다고 자기 눈을 찔러서 조선 후기 고호라고도 전해온다. 그림을 잘 보면 부는 바람을 거스르며 의연하게 걷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이런 바람쯤이야" 하는 작가의 의도가 나타나 있고 실제로 산을 좋아하는 최북은 겨울산을 걷다가  쓸쓸하게 죽었다고 한다.


 풍설야 귀인

당의 유장경의 시를  그림으로 그렸다.


날은 저물고 푸른 산은 아득한데


찬 하늘 눈 덮인 쓸쓸한 집


사립문 밖 개 짖는 소리


눈보라 치는 밤 길손이 돌아오네


윗그림은 개인소장이라서 원본은 볼수없을지라도 후에 전라도 무주 최북미술관에 가서  최북의 그림을 자세히 봐야겠다.


북풍한설도 태풍속도 걷는 도인이 따로 있나 현재를 의연히 사는 이들이 길위에 사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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