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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당신은 유턴 중이세요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Nov 23. 2021
"당신의 생은
유턴중이셍?"
하고 물어오는 그림이 있었다
유턴하세요.
운전을 하다 보면 마주치는 무수한 유턴신호를 지나치기가 일수였는데
그림으로 보니 가슴에 꼭 와서 박혔다.
한국화가 김선두 화백의 유턴 그림이었는데 무수하게 장지에 색을 우려내듯 여러 번의 칠 작업을 한 뒤에 크로키식으로 그린 그림이다.
언뜻 보면 쉽게 그린 그림 같지만 밑그림 작업에 공이 많이 들어가서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김선두 화백의 작품으로는 김훈 작가의 '라면을 끓이며'와 '연필로 쓰기
'
의 표지를 그리기도 했고 조선 후기 화가 장승업 일생을 그린
영화
취하선의
대역
손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유턴이라는 단어로 지나온 시절을 다시금 생각해보니 인생길이 다
녹녹지는 않았다.
동화처럼 철없던 어린 시절 말고는 철들자 망령이라는데 차라리 그게 낫겠다 싶을 때가 많았다.
십 대는 공부 중압감과 처해진 현실 직시로 힘들었고 이십 대는 뭐 먹고살지 어디에
살지로
고민하는
독립과 취업으로 힘들었다.
결혼해서는 아이를 잘 키워한다는 강박관념으로 힘들고 사십부터는 뭐하고 살았나 하는 후회가
많았다.
오십이 되니 나 자신이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
아 니 모자란 사람처럼 보이기까지 한 인간실격 같은 마음이
드는 것은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든 것에 다성공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분명히 잘한 점도 잘못한 점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 유턴해서 내려가며 찬찬히 내가 흘렸던 실수 투성이 인생길을 찾아가 보려고 한다.
그나저나 어디쯤에서 화양연화 같은 정점을 찍고 내려가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유턴해서 계속 걸어 보면 알려나
오십 대 후반이다 보니 이제는 오르려 하기보다 내려가면서 못 보던 것들에 집중해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모든 것에서 주워 담기보다 내려놓기, 버리기, 등 인간관계도 새롭게 맺기보다 오래 곁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 갖기로 했다
그림 한 점이 내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이정표처럼 알려주는
듯했다.
김선두 화백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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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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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가본 골목길이나 시장통 구경하며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이웃들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인생맛 레시피에는먹는 맛과 사는맛이 닮아있다. 그걸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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