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기를 알리는 것은 삐딱해지기 시작할 때부터인 것 같다. 부모로서는 섭섭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다. 안 그런집도 있지만 독립하기 전에 부모의 생활방식이 이해할 수도 없고 맘에 안 들어 부자지간에 큰소리 내는 일 때문에 집을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걸좋게 말해서 가출이 아닌 출가라고 부르면 좋겠다.
베란다 커피나무 모종에 아기이빨 같은 작은 새싹이 두 개가 났었다.
큰 잎사귀 위에 살포시 얹어 나와서 꼭 아기 포대기를 안은 잎사귀 모양새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겹쳐서 밑에 잎사귀가 햇빛을 못 쬐는가 싶었다.
어느 날 어린 잎사귀가 약간 삐딱하게 각도를 꺾더니 본격적으로 잎을 피우는 것이 아닌가.
어미잎사귀햇볕 쬐라고 배려라도 하는 것인가 아니면 자기만의 생존 방식인가 싶었다.
삐딱해지는 게 그리 나쁜 것은 아니겠지 생각해 본다. 순종하던 새싹이 살기 위해삐딱해진다.
그걸 보고 있으니 자식이 부모의 생활방식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순리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