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저만치에 있다.

사는 맛 레시피(그리운맛)

by 달삣

유산슬 노래 "싹 다 가라 엎어 주세요~" 사랑의 재개발 노래가 라디오에서 울려 퍼지는 아침에 문득 생각 나는 장소가 있었다. 한남 재개발지역 보광동 우사단길이었다.


남산길에서 한강을 바라보면 이태원 거리 산 위 보광동에 그림 같은 언덕이 보인다.

밤 야경이 끝내주는 곳이다. 남산에서 한강을 바라보는 봄밤의 야경은 서울의 야경 중에 손에 꼽힌다. 우사단길은 한남 3구역으로 재개발 지정이 돼있고 말이 나오면 언젠가는 재개발될 것이므로 재개발되기 전에 가보기로 했다.


이태원역에서 내려 용산마을버스 1번을 타고 좁은 언덕길을 올라 꼭대기 한광 교회 앞에서 내려 도깨비 시장을 둘러보았다. 시장은 거의 문을 닫은 상태고 몇 집만 식품가게를 열고 있었다. 진짜 도깨비 시장이 되었다. 거기서 오래사신 할아버지 한분에게 도깨비 시장이 여기냐고 물어보니 "이게 다야 다 본거야"하신다.




30년 전부터 아름답다고 바라만 보던 동네를 일부러 찾아오니 기분이 묘 했다. '왜 그렇게 바라만 보고 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 살면서도 꼭 볼일이 없으면 타 동네는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가보니 과거로 돌아간듯한 골목과 집들이 오밀조밀하다. 냄새도 옛날 냄새가 난다. 꼭대기 위에 아직도 담배만 파는 가게가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나이 드신 할아버지가 담배를 팔고 계셨다.


곳에서 남산을 바라보니 30년 전에 여길 바라보던 나의 젊은 시절 봄밤이 또 그리워진다. 늘 내가 그리워하는 곳은 저 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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