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이 따로 있나
웰빙이 시들해지는가 싶더니 힐링 붐이 일었다. TV, 라디오, 인터넷, 잡지에서 툭하면 힐링 힐링거린다. 힐링이란 단어는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듯 하다. 그래서 너도 나도 힐링을 위해 여행을 가고 쇼핑을 하고 맛집에 들린다. 그 뿐만이 아니다. 마음 공부에 관한 책도 사보고 인문학 강의도 찾아 보며 내적인 성숙함도 기대해본다. 바르게 살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든다. 지치고 상처받은 심신이 절로 치유 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치유가 되었다고 생각한 마음이 일상으로 돌아가서는 얼마 못 가 또 시끄러워진다. '이번에는 어떤 방법으로 힐링을 해야할까. 캠핑을 가볼까. 이렇게 계속 노력하다보면 언젠간 좋아지겠지.' 그런 생각으로 다시 계획을 세운다. 힐링을 위한 활동은 당분간 중단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멈추면 더 힘들어질까봐 불안하다.
사람은 병이 나면 원인을 찾고 알맞은 치료를 해야한다. 진통제를 먹는다고 병이 사라지진 않는다. 우리는 어쩌면 힐링조차도 경쟁하는 듯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근본적인 치료도 되지 않는 힐링은 가짜 힐링이요, 진통제일 뿐이다. 치유를 위해서는 좋은 의사와 약이 필요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다시는 같은 병이 올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면역력을 기르고 건강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툭하면 상처받는 마음. 그것은 술을 마시기를 중단하지 않고 위가 아프다고 약을 달고 사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위가 아플리가 없다. 그것처럼 상처를 받지 않으면 힐링할 필요조차 없어진다. 이쯤되면 상처는 내가 받으려 하는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받아지는 것이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그런 사람은 안 좋은 것은 다 남의 책임이라고 떠넘기는 습관이 있을 확률이 높다. 삶이란 자신의 책임과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다. 어떤 사람은 시덥잖은 사람의 말을 신경도 쓰지 않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런 말까지 속에 담아두고 분개한다. 무엇을 어떻게 하기로 정하는 주체는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진정한 힐링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산처럼 철통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그것은 오직 한 가지 마음 뿐이다. 감사이다. 마음의 병은 감사하는 마음이 없을 때 어김없이 찾아 온다. 안 되고 있는 것에 고민을 하고, 피하고 싶은 것에 집중을 하고, 없는 것에 갈망을 하다보니 면역이 약해져 사소한 것에도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산책 하는 길에 가끔 마주치는, 불편한 몸으로 힘겹게 운동하는 사람들은 내가 너무도 당연시 여겼던 내 건강의 소중함을 한 번씩 일깨워주곤 한다. 세상에 당연함이란 없는데도 말이다. 감사하고 또 감사해보지만 그 감사가 이내 부끄러워진다. 나는 누군가와의 비교에서 오는 그런 감사가 아니라 그 자체로 빛나고 순수한 감사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악조건에 살고 있는 사람을 보면 '내 삶이 정말 감사하구나' 생각 하면서도 나보다 잘 난 사람을 보면 이내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러니 누군가와 비교에서 오는 감사는 진정한 감사가 아닌 것이다. 비교는 오히려 불행의 씨앗만 될 뿐이다. 감사는 머리로 하는 판단과 생각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느낌과 감정이다. 내가 가진 것을 항상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더이상 힐링하느라 엉뚱한 곳에 돈과 시간을 쓸 필요가 없다. 감사하는 습관이야말로 진짜 힐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