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옛사랑을 잊지 못한 지인이 그랬다. 자기들은 내후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그래서 내가 물었다. 그 사람은 그 때 그 생각을 가지고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까요. 만나기로 했음에도 마음이 변해서 안 나타날 수도 있고 나타나긴 했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 지인과는 반대로 옛사람에게 연락이 와서 불쾌하다는 사람도 있었다. 자신은 그 때 그 사람이 아닌데,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사람들과 산뜻하게 살고 싶은데 옛사람은 구질구질하게 여전히 추억놀이 중이라며 어이없어 했다. 누가 먼저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변화의 타이밍이 동시에 맞아 떨어지기란 어렵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늘 밝았던 친구가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고 사람을 싫어하던 친구가 모임의 리더가 될 수도 있다. 생각은 곧 그 사람을 말하고 그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살아왔는지는 당사자가 아니고는 알 수가 없다. 내 기억 속에 멈추었다고 그 사람이 계속 그 상태로 남아 있을 거라는 것도 큰 착각이다. 내 가족, 내 친구들, 내 동료들 역시 과거에 좋았다는 믿음으로 계속 억지로 맞추지 않고, 과거에 나빴다고 그것만 곱씹어 원수처럼 지낼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들이 변하면 변한대로, 그렇지 않다면 변함없는 그대로 지금의 모습으로 바라볼 때 그 사람의 진면목을 가장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답은 늘 현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