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첨단기업 페이스북의 최고 운영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가 자신의 2013년작 『린인』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안 그래도 바쁜 직장 선배로부터 제대로 된 조언을 듣기 위해선 나 자신의 고민 요청이 구체적이어야 하며, 이것이 보다 생산적인 선후배 관계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였죠.
결은 다를 수 있지만, 실제 우리가 직장 생활에서 마음이 맞는 멘토를 만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누구나 내 멘토가 될 수 있지만, 누구나 '좋은 멘토'가 될 순 없다는 생각에 우린 흔히들 말하는 '잘 나가는' 선배의 시간을 뺏기 위해 노력을 하지요.
"A 선배가 잘 나간다더라." "B 선배는 회사 주축이라더라."라는 얘길 들으면, 우린 이들과의 점심, 저녁 자리가 기다려지기만 합니다. 이들의 모범 커리어를 따르기 위해 부단히 신경 쓰게 되죠. 뿐만 아니라 이들의 '라인'을 탈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내 진정한 멘토가 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직장 내 멘토-멘티 관계는 철저히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움직입니다.
일반적인 수직적 조직이라면, 선배의 숫자는 대개 후배보다 적은 편입니다.
후배의 경우 매년 일정한 규모로 신입사원이 입사함에 따라 일정 수준이 유지되지만, 선배의 경우 승진·은퇴·이직·퇴사 등의 요인으로 직급이 높아질수록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후배 숫자가 10명이라고 단순 가정했을 때, 선배의 숫자는 7~8명, 그리고 이중에서도 '잘 나가는' 선배는 1~2명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심각한 비대칭 현상인 거죠.
문제는, 후배 10명 모두가 '잘 나가는 멘토로부터 지도를 받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잘 나가는 선배의 숫자는턱없이 부족하죠. 당연히 이들은 모든 후배를 챙겨줄 여력이 없습니다. 사실, 1~2명의 잘 나가는 선배가 멘티를 키울 의지가 있을지 여부마저도 불확실하죠.
이런 상황에서 멘토는 부득이하게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왕 후배를 키울 거라면,고만고만한 이들 중에서도 실력이 두드러진 후배를 고르는, 취사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결국 후배 10명 가운데 상당수는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비 멘티 입장에서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희망 멘토'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역량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냉정히 표현하면, 제대로 된 멘토를 구하지 못한 사원들의 고민은 '왜 나는 좋은 멘토를 구하지 못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좋은 멘토의 눈에 들 만큼 내 역량을 키울 수 있을까?'가 될 것입니다.
조직은 선택과 집중이 매일같이 벌어지는 현대판 정글로 비유할 만합니다. 상황에 맞는 질문을, 맞는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우리는 경쟁자들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죠.
셰릴 샌드버그의 조언으로 돌아가 볼까요. 내가 어떤 수준인지, 그리고 어떤 고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한다는 것은 다음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고퀄 멘토를 찾기 위해 고민 중이신가요. 먼저 '슈퍼 멘티'로 거듭나길 응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