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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영 Oct 10. 2022

xoxo

보스턴 3

  어렸을   최대의 관심사는 글자와 종이였다. 어린이용 사전 보는  흥미로웠으며 새로 알게  단어들을  밖으로 내뱉기 좋아했다. 유치원 가기   걱정  기대 반의 마음으로 누워서 알고 있는 모든 영단어를 한 번씩 되새겼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다. 문장을 만들  있을 때부터는 종이에 쓰고 그걸  자르고 붙이면서  만들었다고 엄마한테 보여주곤 했었다. 초등학교를 들어가 시를 처음 접하게 됐다. 시가 문학 작품의 형식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에 대해 내려진 확실한 정의는 없다. 그중에서도 내가 생각하는 시는 일정한 형식에 맞춰 인간의 정서를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언어 예술이라는 정의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시는 자주 등장했고 단어들을 쉽게 접하고 자연스럽게 학습되기 쉬운 요소  하나였다.

 

  나는 그런 언어로 운율을 만들어낸 작품들에서  매력을 느꼈다.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당시, 자유로운 주제로 시를 쓰는 과제가 많았고  시간들을 통해 나는 시인이 되고 싶다는  번째 꿈을 키웠었다. 쓰고, 그리고, 자르고, 붙이고. 종이와 함께 하는 취미가 많았던 나는 편지지에 시를 쓰고  편지지들을 묶어서  시집이라며 표지까지 만들곤 했었는데. 한국 들어오면서부터는 한국말 따라잡기 바빴다. 알아는 들어도 말은 어눌했고, 읽을  있어도 뜻을 모르는  태반이었다. 국어가 아닌 다른 암기 과목을 듣는다 해도  내용을 이해하고 공부하기 전에 알아듣지도 못하고 있었다. 말도  못하고 영어 발음은 우리와 달라서 이상한 애가 미국에서 전학 왔다고, 동물원의 동물 보듯이 신기해하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눈치 보랴 공부하랴 적응하랴 바쁜 와중에   번째 꿈은 잠에서 깨는 순간 잊어버리는 지난밤 꿈처럼 금세 잊혔다.

 

 *책이 찢어지면 테이프로 붙여가면서 보관한, 지금도 책상과 제일 가까운 책꽂이에 항상 꽂아두는 시집이 있다. 20년도 넘었을 이 시집, 외울 정도로 처음 좋아했던 시가 포함된 저자의 시집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저자로 더 많이 알려진 Shel Silverstein의 시집 ‘Where the Sidewalk Ends(길이 끝나는 곳)’에서 내가 제일 좋아했었는지, 아직까지 외워지는 시가 있다.

 

 

No difference

 

Small as a peanut,

Big as a giant,

We’re all the same size

When we turn off the light.

 

Rich as a sultan,

Poor as a mite,

We’re all worth the same

When we turn off the light.

 

Red, black or orange,

Yellow or white,

We all look the same

When we turn off the light.

 

So maybe the way

To make everything right

Is for God to reach out

And turn off the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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