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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씨모 숲속마을!

by 뚜벅초

0월 00일, 날씨 맑음.


아~ 맙소사!


나는 마르코, 그 이름도 유명한 이탈리아 최고의 피자 레스토랑 쉐프 늑대지!

하지만 오늘, 오늘 나는 숲속마을에 왔소.

이유? 바로...내가, 그 잊을 수 없는 숲속마을 부들이 쉐프의 환상적인 찹쌀떡을 맛보고 말았으니!

우리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쉐프 강아지가

고향에서 가져온 최고의 디저트라고 내게 그 찹쌀떡을 선물하지 않았소!

그 찹쌀떡을 입에 문 순간, 오, 나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고 말았소!

내 쉐프로서의 명예를 걸고, 아니 이탈리안 늑대로서의 명예를 걸고! 그 찹쌀떡은 단연코 이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디저트였소! 오, 벨리씨모!


나는 전설의 찹쌀떡의 고향을 찾아, 바로 이곳, 아주 작고 작은 마을인 숲속마을로 무작정 날아온 것이오!

숲속마을에 오자마자 나는 존경해 마지 않는 부들이 쉐프의 레스토랑을 찾아갔소.

그가 갓 만든 따끈따끈한 찹쌀떡을 막 입에 넣으려는 순간...!

....한 무리의 아주 시끄러운 아이들이 나에게 말을 건 것이오.


"어? 모르는 늑대 아저씨다!"

"아저씨 누구에요?"

웬 꼬마 곰, 토끼, 다람쥐, 여우, 너구리가 킥보드를 타고 내게 말을 걸어 왔소!

조그맣고 시끄러운 녀석들, 하지만 아주 귀여운 녀석들이!

"아...안녕? 나는 마르코! 이탈리아에서 왔어요! 찹쌀떡 좋아요!"


"이탈리아? 이탈리아가 어디지?"

"나 알아! 이탈리아는 피자가 있는 곳이래!"

"우와! 나 피자 엄청 좋아하는데!"


나는 그만 찹쌀떡을 떨어트릴 뻔 했소.. 내가 피자 쉐프인 건 어떻게 알았지?

그 순간 나에게 아주 사랑스러운 아이디어가 하나 떠 올랐소!

이곳에서 나만의 피자 레스토랑을 연다면,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찹쌀떡을 매일 먹을 수 있지 않겠소?

게다가 이 아름다운 자연과....또 이런 귀여운 꼬마녀석들에게 피자를 구워주면서 말이오.


정말 멋진 생각이었소!





0월 00일, 날씨 흐리다 맑음.


오늘, 나는 드디어 숲속마을에 피자 레스토랑을 열기 위해 준비에 나섰소.

이 마을에서도 가게를 열려면 마을 사무소에서 등록을 해야 한다는 거였소.

"피자...레스토랑...반드시 연다! 나는 미슐랭 쉐프!"


마을 사무소에 가니 아름다운 삼색고양이 아가씨가 카운터에 앉아 있었소.

고양이 아가씨는 뭔가 좋은 일이 있는지, 휴대전화를 보며 웃고 있는 거였소.

"어머, 비노도 참~후후"


"아, 안녕하세요! 나..나는 마르코, 이...이탈리아 미슐랭 쉐프입니다!"

내가 그녀에게 말을 걸자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사무적인 태도로 얼굴을 바꾸고 나를 쳐다봤소.

"앗, 아, 손님! 어,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그..숲속 마을에서 피자 레스토랑 여..열고 싶어요!"

"아, 가게 창업 신청 하시려고 오셨구나.. 여기 신청서 작성하시면 저희가 검토하고 절차 안내해 드릴게요."


나는 한 쪽 테이블에서 떨리는 손으로 신청서를 작성했소.

여전히 고양이 아가씨는 휴대전화를 보면서 웃고 있었소.

내 피자를 먹는 손님들도 저 아가씨처럼 행복해지기를~!



사본 -ChatGPT Image 2025년 9월 26일 오후 04_00_19.png 사진: 챗GPT

0월 00일, 날씨 흐림.


마을 사무소의 허락도 받았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레스토랑을 준비하려고 하오.

먼저 나의 완벽한 피자를 구울 수 있는, 완벽한 화덕이 필요하오!


그리고 최고의 화덕을 찾는 내게 모두들 이렇게 말했소.

"화덕? 그거라면 역시 스미스 씨에게 가야지! 그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고."


그의 공방에 찾아가니 요란한 소리가 들렸소.

쾅쾅!

안에서 망치로 뭔가를 두들기는 소리가 나고 있었소.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소.

"아..안녕하십니까?"

그 때, 커다란 망치를 들고 못질을 하고 있던 커다란 멧돼지가 나와 눈이 마주쳤소.

그리고 그의 눈이 점점 커지는 게 보였소!

"느....늑대?!!!!"

그가 당황하려는 순간 나는 얼른 오해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했소.


"오, 나, 늑대가 맞소. 이탈리안 늑대! 하지만 위험한 늑대가 아니오. 나는 이탈리아의 미슐랭 쉐프-피자를 만드는 마르코라오!"

여전히 당황하는 멧돼지의 옆에 비버 청년 한 마리가 나무토막을 들고 나타났소.

"아..마르코 씨? 피자 레스토랑 만든다는 쉐프님?"

"어? 아는 늑대냐?" 멧돼지가 물었소.

"네, 스미스 씨. 얼마전에 마을 사무소에 이탈리아에서 온 늑대 요리사가 피자 레스토랑을 열 거라고 신청서를 냈다고...레아한테서 들었어요."

"아하, 그렇구만."

그제서야 멧돼지, 아니 스미스 씨가 조금 경계가 풀어진 느낌이었소.


"그래, 여기는 무슨 일로 왔소?"

"오, 나는, 피자 레스토랑을 만들려고, 최고의 화덕,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려 왔습니다"


스미스 씨는 잠시 고민하는 것 같더니 콧김을 푸우우- 뿜고,

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소.

"화덕? 음, 그정도는 자신 있지. 하지만 조건이 있소."

"조건..? 이라면 무엇..?"


"레스토랑을 열게 되면, 첫 피자는 바로 나와 우리 비노가 맛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오!"


"아..!!아! 그..그런 거라면...무,문제 없습니다! 나의 첫 피자, 스미스 씨, 그리고 이..멋진 비버! 함께 먹어요!"

"비노입니다." 비버 청년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오, 그라치에! 나의 숲속마을 피제리아를 열기도 전에 첫 손님이 생겼소! 오, 나의 꿈이 이렇게!



0월 00일, 날씨 비 오다 무지개 뜨고 맑음!


오, 마돈나!

오늘은 나의, 숲속마을 피제리아가 그란데 오픈 했소.

텃밭에 심은 루꼴라와 토마토가 아름답게 익었고,

마을 주민들이 알려준 양 부부의 식료품점에는

작은 마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재료들이 가득 있었소!

여긴 나의 보물 창고요, 그라치에!


첫 손님은 역시, 나의 화덕 만들어 준 스미스 씨랑 버드 씨였소!

나, 비록 이탈리아 최고의 미슐랭 스타 피자 요리사지만-

이날만큼은 마음이 피자 도우만큼 부풀었소!


화덕 안은 아주 뜨거웠소. "오케이, 불! 아주 뜨거워, 퍼펙토!"

스미스 씨도 팔짱을 끼고 화덕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소. "음, 마음에 드는군"

비노는 침을 꼴깍 삼키며 "저, 피자...언제 먹어요?"

아, 이 귀염둥이 비버 같으니라고! "조금만 기다려요, 나의 비버 아미코!"


이제 나의 첫 피자 냄새가 향기롭게 나기 시작했소.

그때-

가게 문이 열리면서, 어디선가 들었던 아이들 목소리가 들렸던 것이오!

"우와, 피자 냄새다!"

"마르코 아저씨, 저도 피자 주세요~"

오, 바로 숲속마을 첫날, 찹쌀떡 가게 앞에서 만났던 그 아기곰과 토끼, 다람쥐, 여우, 너구리 녀석들이었소!


"오...친구들, 그러나, 나는 약속했소, 스미스 씨와 비노에게 피자를 가장 먼저..."

그러나 이미 늦었소. 아니, 그 귀여운 꼬마들의 반짝반짝하는 눈빛을-

거절? 아니 되오.


꼬마 녀석들이 피자를 먹으려는 순간-

이번에는 꼬마 녀석들의 부모님이 레스토랑으로 들어왔소.

"아니, 얘들아! 여기 있었구나!"

"어머, 근데 이 맛있는 냄새는 뭐야?"

소방관 옷 입은 아빠곰에, 엄마곰, 어른 다람쥐와 토끼, 너구리, 여우들까지...

"오, 마돈나! 나의 피제리아가 풀하우스!"


피자를 더 굽고 있는데, 이번에는 마을 사무소에서 봤던 삼색 고양이 아가씨와

아가씨랑 똑같은 할머니 고양이까지-

"아..레아!"

"비노도 있었구나!"

삼색 고양이 아가씨 레아가 비노 옆자리에 앉아서, 부끄러워 하더니

서로 피자를 먹여주고 있소- 오, 내 피제리아에 로맨스까지!


그리하여,

스미스 씨와 비노만을 초대했던 나의 피제리아 첫날은

숲속마을 피자 파티가 되고 만 것이오..


꼬마들 "피자 다 먹었어요! 더 주세요!"

엄마아빠들 "이거 너무 맛있다, 무슨 토핑을 넣은 거지?"

스미스 씨 "음, 너무 맛있어서 아무래도 한 판 더 먹어야겠군."

삼색 할머니 "호호, 나처럼 이가 약한 노묘도 잘 들어가네."

...그리고 레아와 비노 커플, "피자 먹는 것도 너무 귀엽당"


나는 화덕 앞에서 그저,

"오...피자..! 더 많이, 더 많이..!"


나는 피자를 계속, 만들고 또 만들다가 깨달았소.

이곳 숲속마을에선 그저 피자만 만드는 게 아닌

진짜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곳이라고-


오-그라치에, 숲속마을 피제리아!

첫날부터 대성공이오.

벨리씨모 피제리아! 벨리씨모 숲속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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