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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종문 Oct 29. 2023

01 대한민국 미래 농업의 방향(선진국 농업의 명함)

01 대한민국 미래 농업의 방향(선진국 농업의 명함)

요즘 스마트팜이라는 단어를 많이 듣습니다.

우리 농업의 미래로 스마트팜을 꼽는 분들이 많습니다.

스마트팜을 통해 선진국 농업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스마트팜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전 2004년부터 식물공장이라는 이름으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2011년부터는 애그로닉스(Agronics)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했으며 지금까지 관련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만 선진국 농업과 스마트팜의 직접적인 연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측면이 많습니다.

일단 스마트팜이라는 단어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단어이고, 우리가 스마트팜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개념의 농업은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것은 맞지만 선진국의 농업이라고 우리가 떠올리는 스마트팜과 같은 개념을 많이 도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선진국 농업의 현실은 우리가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좋은 측면만 있지는 않습니다.

국토 면적에 있어서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 미국이나 캐나다를 제외하고 우리와 비슷한 네덜란드 등 유럽과 비교해 보면 선진국 농업일 것이 결국 작은 농업인구가 많은 경지면적을 경작해 소득을 높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농가당 평균 경지면적이 대략 1.5ha 정도인 데 비해서 서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농가당 경지면적이 약 50ha 내외로 우리나라보다 거의 33배 이상입니다.

독일의 농경지가 약 1,500만ha로 우리나라의 10배 규모지만 농가 수는 30만 이하로 한국의 100만~105만에 비해 30% 정도입니다.

결국 우리가 결과로 보는 선진국 농업은 대부분의 농민이 도시로 이동해 줄어든 농가가 대규모 영농을 통해 규모화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여러 매스컴을 통해 보게 되는 유럽의 유기농이나 자연농이라고 하며 소규모로 농업을 하는 사람들은 국가 차원에서 농업의 사회적, 문화적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운영하는 것으로 이곳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귀촌인구 즉 소득의 대부분이 농업외에서 얻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실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농지면적을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와 비교해보면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네덜란드의 크기가 작아서 농지도 작을 것으로 생각하시는데 산지가 많아서 농지가 적은 우리나라의 특성 때문에 대부분 평지인 네덜란드에 비해 오히려 농지가 약간 적습니다. 

   

https://blog.naver.com/blocked/222049552861

    

장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농지면적은 비슷한데 농가수는 10%이하, 농가당 경지면적은 거의 18배이상으로 결국 대규모 영농을 통해 규모화를 달성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충분한 규모로 충분한 소득을 얻기 때문에 선진국 농업은 스마트팜과 같은 미래농업을 생각하고 발전시키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농업인들이 규모화를 이루고, 충분한 규모로 충분한 소득을 얻고, 소득을 지속적으로 투자해 스마트팜을 비롯해 기술발전에 꾸준히 투자를 하며 장표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미국 다음으로 글로벌 농식품 수출 2위의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농가당 평균 경지면적이 1.5ha의 영세농으로 얻는 소득으로는  스마트팜과 같은 미래농업을 생각할수도 없는 것이죠.

현재 우리나라가 국가주도로 스마트팜 사업을 이끌고 있지만 빠르게 확산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농업의 특성은 다른 산업의 발전과 달리 매우 기형적인 상황입니다.

다른 선진국의 농업이 산업화의 과정을 거치며 농업인구가 줄어들고 농가당 경지면적이 늘어나는 자연스러운 발전을 해왔다면 우리나라는 농업인구는 줄어 들어왔지만 농가당 경지면적은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고령화된 현재 농촌 거주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상속이 이루어지면 더욱 심화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농업인구는 고령화되어 가는데, 농가당 경지면적은 점점 줄어들어 소규모 농업으로 가고 있는 모습이 점점 심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죠.

이것은 앞서 네덜란드와 비교할 때 어찌 보면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농업인구가 줄어들고 그로 인해 농가당 경지면적이 점점 늘어나 대규모화되면서 충분한 매출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스마트팜과 같은 새로운 미래농업을 개척해나가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농업인구는 줄어들었지만 농가당 경지면적은 오히려 줄어들고, 소규모농업은 국가의 보조 없이는 유지가 어려운 형태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일부에서 대규모화를 성공해 기업수준으로 성장한 농업인이 있습니다만 장표에서 보시는것과 같이 평균적인 현실은 우리나라 농업인의 대부분이 소규모 농업인입니다.         

소규모농업으로 인한 문제는 농업에 새로운 인력의 유입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농업인구는 장표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이미 고령화되었고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다른 선진국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다만 다른 점은 네덜란드와 같은 농업선진국은 대규모화를 통해 충분한 매출을 발생시키고 미래농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미래비전을 보여주고 노동강도를 줄여나가 신규인력이 진입할 수 있는 유인요인을 만들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소규모농업 위주의 우리나라는 미래비전이나 노동강도 등 에서 유인요인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네덜란드와 같은 농업 선진국은 농업이 하나의 산업으로서 다른 기업과 비슷하게 선택을 받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농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기업화하는 것을 죄악시하고 있어 농업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아주 큰 결심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젊은 청년들이 농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가로 막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우리나라 농업의 고령화와 소규모농업의 문제점은 10년이내에 기초적인 농업생산에 문제를 일으켜 식량위기라는 단어가 낮설지 않게 될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상기후 발생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대외적인 문제로 우리는 식량위기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물론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이 식량위기로 국민이 필요한 영양을 확보하지 못할 정도라면 아마 전세계적으로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국가가 없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이야기하는 식량위기라는 것은 우리 국민이 필요로 한 영양을 필요한때에 필요한만큼 적정한 비용으로 공급받지 못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뉴스]‘국내 식량자급률‘ 50%대 밑으로, 시사저널, 2022.08.12.

     

장표로 보시는 것과 같이 202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식량자급율은 45.8%입니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곳곳에서 위기감을 조성하기 위해서 말하는 곡물자급률과 식량자급률은 구분해서 생각하셔야합니다.

곡물자급율은 가축사료나 산업용 원료 곡물을 포함하는 것으로 2019년 기준으로 21%정도입니다.

이런 식량자급률과 곡물 자급율에서 식량위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결론을 말씀드리면 단순히 국내 생산을 늘여서 식량자급률이나 곡물자급률은 높이는 것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투입되는 자원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너무 적어 효율성이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효율성만 따져 식량자급률이나 곡물자급률을 낮추면 말그대로 식량위기가 왔을 때 우리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식량을 얻어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식량위기가 왔을 때 외부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정한 수준에서 식량자급률이나 곡물자급률을 유지하며 최악의 경우 자급할 수 있는 농업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본은 이런 의미에서 식량위기가 왔을 때 바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 준비를 정량화해서 식량준비율이라는 개념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의미에서 현재의 농업기반을 유지하고 강화해야하는데 현재의 방식으로는 고령화로 현재의 농업기반조차 빠르게 붕괴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식량위기를 피부로 실감하고 있는 곳이 싱가포르입니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근본적으로 농업기반이라는 것 자체가 거의 없는 곳입니다.

이런 싱가포르가 현재 10%수준의 식량자급율을 2030년까지 3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정하고 농지가 부족한 자국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도시농업과 수직농장을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팜을 통해 식량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찾고 있는 것이죠.

물론 스마트팜 그 자체가 식량위기를 모두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상기포르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기반 조성을 스마트팜으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장표에서 보시는 수직농장이나 옥상농장등이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도 좋은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이나 싱가포르와 같이 이상기후 등 변화하는 농업여건에 적응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스마트팜’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팜은 이상기후에 독립적으로 외부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계획생산이 가능하고, 자동화를 통해 노동부하를 경감할 수 있기 때문에 고령화의 대책이 될 수 있으며, 농업용수의 절감이나 정밀한 비료사용 등으로 환경부하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장표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도심내 유휴공장에서 상추를 키우고, 딸기가 나지 않는 한여름에 딸기를 키우고, 로봇으로 인삼을 키우는 것처럼 스마트팜은 농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싱가포르와 같이 수직농장이나 옥상농장 외는 선택할 대안이 없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기존의 다른 농업이 가지는 한계를 서로 보완하며 발전하는 형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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