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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키 Mar 14. 2024

검은 고양이

에드거 앨런 포

"그는 소설의 주 목적을 독자에게 강한 감명을 주는 것이라 믿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 중요한 기본적 정서가 공포라고 생각했기에 초자연적인 것과 환상적인 것에서 소재를 찾았다" _본문 중에서


1,800년 경 독일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낭만주의 사조는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이하, '포'라 표기)에 의해 독창적으로 발전합니다. 하지만 그의 명성은 그가 살았을 때보다 죽고 난 후 보들레르와 프랑스 문학계로부터 재평가받으면서 유명해집니다. 대부분 아는 내용이지만, 단편 모음집으로 읽는 것은 처음입니다. 시작하겠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는 ‘추리소설의 창시자’,‘미국의 천재 작가’로 불리는 시인이자 소설가, 비평가이다.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어머니가 사망한 뒤 곧 부유한 상인의 집으로 입양됩니다. 그는 풍부한 감수성과 뛰어난 분석력으로 순수문학부터 공포소설과 추리소설 등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을 남깁니다. 「갈가마귀 The Raven」(1845)는 미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말할 정도이며,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 The Murders in the Rue Morgue」(1841)은 뒤팽과 같은 인물을 탄생시켜 추리소설의 시초라고 평가받습니다.


알코올 중독과 생활고 등의 불운한 삶을 살다가 40세의 이른 나이에 미스터리 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


총 8편의 단편이 실렸습니다. 각 단편에 대해 한줄감상을 적는다면,


1. 아몬틸라도의 술통

"두남자, 지하실, 매장, 비명 ... 기이한 심리묘사와 환상"


2. 검은 고양이

"검은 고양이, 남자, 부인, 충동, 살인, 지하실, 매장, 비명 ... 공포와 환청"


3. 어셔 가의 몰락

"외딴저택, 죽음, 환상, 자연현상 ... 초자연적 죽음과 고딕함"


4. 붉은 죽음의 가면극

"전염병, 심리묘사, 돌발, 죽음 ... 불안, 불안, 불안의 환시"


5. 모르그 가의 살인사건

"살인사건, 관찰, 직관 ... 뒤팽의 사건추리"


6. 고자쟁이 심장

"할아버지, 죽음, 매장, 비명 ... 고딕한 심리묘사"


7. 황금벌레

"양피지지도, 관찰, 암호, 해피엔딩 ... 암호해석 추리"


8. 도둑맞은 편지

"편지도난사건, 관찰, 분석 ... 뒤팽의 사건추리"


8편의 단편 중 원픽은 「황금벌레」입니다. 마치 영화 <인디아나존스>와 같은 모험, 추적, 암호, 추리 등으로 가득했습니다. '검은 고양이'는 다시 읽어도 좋습니다. (내 안의) 심연에 보내는 기괴한 초청장 같은, 현대에는 다양하게 인용되어 익숙한 (원조 환상 소설이겠지만) 느낌의 고전

 


다 읽고 떠오른 영화 <샤이닝> 잭 니콜슨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비명... 8편의 단편 전반을 아우르는 비명은 각종 불안을 불러일으켰고, 독자를 예민하게 만듭니다. 비명은 <샤이닝>의 장면들과 연결돼 연신 등골이 오싹해지고 혓바닥을 바싹 마르게 합니다. 포는 광기의 작가 같습니다.


#한줄감상 - "호러판타지, 추리소설의 원시적 형태를 느꼈다. 마치 이탈리아 미술관에서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그림을 본 듯한 기괴함. '공포'"
주세페 아르침볼도 <4원소 연작(불, 공기, 물, 흙)> 출처: Wiki



포는 광적 에너지를 '그것'에 집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죽음이 당장이라도 찾아올 수 있다는 감각 속에 살고 있는 포. 독자가 느낀 '공포'는 포가 느낀 '그것'과는 다른 감각의 것 아닌지. 순수한 자신의 감수성, 문학성, 에너지를 쏟아부은 '그것'. 당시(1800년대 중반) 독자들은 새로운 감수성에 전율했고, '공포'라 표현할 수밖에 없는 포의 '그것'을 느낀 것 아닐지-


20000 총.총.총.



§. 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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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는 자수성가한 사람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의 이면을 정확하게 묘사했으며 물질주의와 지나친 경쟁 사회에서 지불해야 하는 대가인 외로움, 소외, 삶 속 죽음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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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꿈을 꾸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내일이면 나는 죽는다. 그래서 오늘 내 영혼의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고 싶은 것이다. 나의 단도직입적인 목적은 평이하고 간결하게, 그리고 설명을 붙이지 않고 세상 사람들 앞에 일련의 단순한 가정 사건을 내놓으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들 사건이라는 것들은 나를 무서워 떨게 했고―괴롭혀댔으며―파멸시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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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나는 냉혈동물처럼 고양이 목에다 올가미를 씌워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았다. 매다는데 나의 눈에선 눈물이 마구 흘러내렸고 가슴은 칼로 도려내는 듯 쓰라렸다. 나는 그놈이 나를 무척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리고 나를 화나게 할 아무런 구실도 주지 않았다고 느꼈기 때문에 매달았다. 또 그런 짓을 함으로써 내가 죄를, 그것도 내 불멸의 영혼을 망쳐버릴 끔찍한 죄를 짓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매달았다. 설령 자비하심이 한량없으면서도 무섭기 이를 데 없는―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으로도 어쩔 수 없는―그런 죄가 있을 수 있다면 바로 그런 죄를 지은 것이다.



#검은고양이 #에드거앨런포






책과 함께한 음악 디깅


비요크björk : mutual core


기괴하고 난해한 콘셉트, 약이라도 빤 듯 시대를 한참 앞서간 혁신적인 뮤직비디오들, 순수함과 야생성이 동시에 느껴지는 독창적인 창법까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음악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디 가수로 남는 게 아닌, 음악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 아방가르드계의 거장. _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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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가수 비요크. 그녀와 그녀의 음악세계를 좋아합니다. 세계와 나의 불안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가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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