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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키 May 19. 2024

발다르노의 저녁

매튜 리들리 코르베

코르베는 왕립 미술아카데미에서 정확한 데생과 아름답고 견고한 구도, 높은 완성도의 고전적인 그림을 배웠다. 그 뒤로 이탈리아로 유학, 가로가 긴 파노라마식 그림을 그리던 조반니 코스타에게 사사한다. 마당의 난간에 기대서 일몰을 바라보는 남자는 등을 돌린 채여서 감상자에게 묘한 일체감을 선사한다. _작품 해설,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

(작가, 미술 기법, 역사적 배경 등 일체의 객관적 사실을 배제한 하루키의 감각과 추상표현으로 쓴 감상입니다.)

Matthew Ridley Corbet <Val d’Arno: Evening>, (1901) 출처: Tate



+ 하루키 감상

코르베는 (1880년) 30살이 되던 해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가 살았던, 정기가 흐르고, 그리스로마 유적지와 가까운 이탈리아 여행을 결심합니다. 한계란 벽에 부딪혀 더 이상 발전이 없고 좌절하고 있는 즈음, 돌파해야 합니다. 코르베에게 있어 세상을 그리는 것. 삶의 이유이자 소명입니다.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고향 영국) 사우스 윌링햄을 떠나 도착한 이탈리아 로마. 그곳에 운명적 만남이자 평생 그의 그림에 영향을 끼친 스승 조반니 코스타를 만납니다. 그의 화풍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발전시키기 시작합니다. 그가 느낀 한계의 벽. 두께와 높이를 알 수 없었던 거대한 벽이 점차 투명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벽이 완전히 투명해지면 코르베는 벽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년이 흘렀습니다. 코르베의 외모는 구도자 같이 변했고, 어딘가 이탈리아 (도시) 로마나 피렌체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화가인지, 철학자인지, 신비주의자인지, 그는 점차 세상에 잊히기 시작합니다.



&



1.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피렌체 현 발다르노. 피렌체에서 남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내륙에 위치합니다. 해 질 녘인 것 같습니다. 낮은 언덕에 지어진 수도원의 담장에 검은 망토를 입은 남자가 담장 위를 옆으로 길게 누워 하늘과 산, 평야를 보고 있습니다. 바람 한 점 없는, 은매화 나뭇가지에 핀 꽃들이 애처로워 보입니다. 반도 남지 않은 그들. 토스카나의 11월 같습니다.


2. 자세히 봤습니다. 검은 망토를 입은 한 남자. 담장 위 옆으로 누운 채 한쪽 팔을 옆머리에 대고 있습니다. 길게 늘어진 망토는 땅에 닿아 있습니다. 양옆으로는 고대 로마시대 시인으로 보이는 작은 동상이 서 있습니다. 그의 시선을 따라 지평선 끝 연무와 구름의 뒤섞임을 보자 뭔가 보입니다. 몽환입니다.


3. 풍경은 광활하고, 평온합니다. 대지를 감싼 부드러운 하늘. 지평선부터 어두스름한 대지. 대비를 띱니다. 투명한 공기를 표현한 듯 풍경은 자욱합니다. 균형 잡힌 구도와 대칭. 전원적이면서, 신비로움, 경험해 보지 못한 향수가 너울집니다. 잠재의식의 풍경


혹은, 발다르노에 대한 찬양의 노래일 수도,

* 화가 - 매튜 리들리 코르베Matthew Ridley Corbet (1850 – 1902, 영국)

+ 전기(1850 - 1879)


코르베는 1850년 영국, 링컨셔 주 사우스 윌링햄에서 앤드류 코베 목사와 마리안 리들리 부부의 아들로 태어납니다. 그는 첼튼햄 칼리지에서 교육을 받았고, 회화에 일찍부터 관심을 보입니다. 왕립 아카데미 학교에서는 아카데미 회장인 프레데릭 레이튼 밑에서 공부를 합니다. 코르베는 레이튼의 고전적이고 역사적인 주제뿐만 아니라 라파엘전파 운동과 프랑스 바르비종파의 영향을 받습니다.


+ 중기(1880 - 1895)


1880년 코르베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 로마에 살고 있던 레이튼의 친구였던 화가 조반니 코스타를 만납니다. 코스타는 그에게 학문적 관습을 거부하고 빛과 색채의 자연스러운 효과를 풍경에 담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탈리아 화가 그룹인 마키아올리파를 소개해 줍니다. 코르베는 그들의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즉흥적인 스타일에 깊은 인상을 받습니다. 이후 3년 동안 이탈리아에 머물게 됩니다.


로마, 피렌체, 시에나 등지에 코스타와 함께 생활하며 그림을 그렸고, 마키아올리파의 가장 저명한 멤버 중 한 명이 됩니다. 그는 이탈리아의 풍경, 특히 투스카니와 로마 캄파냐 풍경에 집중해 빛나는 색채와 넓은 붓 터치로 표현을 합니다. 코르베는 그로스베너 갤러리, 뉴 갤러리, 왕립 아카데미, 파리 살롱에 작품을 전시합니다.


+ 후기(1896 - 1902)


1891년 코베트는 이탈리아에 대한 사랑을 공유한 동료 화가 에디스 머치(Edith Murch, 본명 에덴 버러)와 결혼합니다. 두 사람은 켄싱턴에 정착하여 작업실 겸 거주지로 지어진 필 코티지(Peel Cottage)라는 집을 마련합니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 스페인 등 다른 나라도 여행합니다. 그는 인상주의와 상징주의의 영향을 받아 더욱 세련되고 섬세한 스타일을 개발해 초상화, 장르적 장면, 정물화, 알레고리 등 다양한 주제를 실험합니다. 1902년 자택에서 폐렴으로 사망합니다.


+ 비평적 관점


일부 비평가들은 코르베의 그림은 미적 감각은 좋으나 대중적이지 않아 빅토리아 시대에 유행하지도 않았다고 말합니다. 또한 독창성이 부족하고 그의 스승 조반니 코스타의 영향이 크다고 비판합니다.


* * *


+ 주요 특징


1. 초기 스타일


코르베는 1870년부터 1880년까지 농촌 풍경과 인물을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종종 고전이나 문학을 참고합니다. 캔버스나 패널에 유화를 사용하고 가는 붓으로 페인트를 얇게 칠합니다. 또한 자연을 스케치하고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2. 파노라마적인 원근법


코르베는 1880년부터 1890년까지 이탈리아 조반니 코스타와 마키아올리 그룹과의 관계로 특정됩니다. 코르베는 야외에서 빠르고 넓은 붓질로 순수한 색채를 사용하여 명암의 패치 또는 "마키에"를 만드는 그들의 기법을 채택합니다. 더 큰 캔버스 크기와 더 파노라마적인 원근법을 사용한 그는 디테일보다 풍경의 분위기와 대기 효과를 포착하는 데 집중합니다.


3. 다양한 매체의 실험


코르베는 1890년부터 1902년까지 이전 스타일을 종합한 시기로 더 세련되고 섬세한 표현을 합니다. 또한 수채화, 파스텔, 템페라 등 다양한 매체를 실험하기도 합니다. 그는 구도와 색채의 조화에 관심을 기울였고, 상징주의와 인상주의 요소를 도입합니다. 



+ 의식 안의 미술관


1880 ~ 1900년 사이 어디쯤, 이탈리아 아니면 영국의 풍경입니다. 시네마틱 한 느낌과 아름답고 평화롭습니다. :)

출처: artuk





"오늘 세상을 떠난 클라라 슈만은 활동 초기 자신의 음악을

남성의 이름으로 출판해야만 했다. 흥미롭게도

그때의 작품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_1일 1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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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는가. 슈만의 부인 클라라 슈만이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이었고, 슈만과 브람스의 해석자로도 유명했다는 사실 _하루키

C. Schumann: Scherzo No. 2 in C Minor, Op. 14




삶이 고양될지 혹은 무해할지, 의식 안의 미술관을 꿈꾸며 ... 감사합니다. 하루키





+ 출처


[1] 위키피디아: Matthew_Ridley_Corbet

[2] NPGMatthew_Ridley_Corbet

[3] TateMatthew_Ridley_Corb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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