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치, #국제관계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이란을 강타하자 이란은 브릭스(BRICS) 회원국들에 도움을 호소했지만, 브릭스 그룹은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브릭스는 서방의 압력에 저항하고 이란과 같은 국가에 대한 제재에 맞서는 견제 세력으로 스스로를 표방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브릭스의 미온적인 대응은 이러한 주장이 무색할 만큼 그 영향력의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브라질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을 비난하면서도,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또한 비판하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습니다. 이란의 오랜 우방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침묵을 지켰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외교적 압력과 관련이 깊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미국의 원조 삭감과 관세 부과 위협에 직면해 있었기에,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전략적으로 침묵을 택한 것입니다.
아프리카 국가들 역시 이란과의 우호적인 관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침묵을 지키거나 절제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지난달 이란과 안보 협정을 체결한 에티오피아조차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소말리아는 이란의 카타르 군사 기지 공격을 강력히 비난하며, 같은 이슬람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 사건은 '합종연횡(合從連衡)'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합종연횡은 전국시대 중국에서 제자백가 중 한 명인 소진이 제안한 합종책과 장의가 제안한 연횡책에서 유래했습니다. 합종(合從)은 소진이 주도한 연합정책으로 강대국인 진나라에 대항하기 위해서 남북 6개국이 동맹을 맺은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동맹연합은 초기에 효과를 보였지만, 이후 장의의 연횡(連衡) 전략에 의해서 깨지게 됩니다. 연횡은 장의가 "진과 동맹을 맺으면 자국의 안전과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각국을 개별 공략한 전략으로 결국 합종 연합을 무너뜨리게 됩니다.
이번 사건에서 브릭스 그룹 내 국가들과 아프리카 국가들은 서방에 대한 견제라는 큰 틀에서는 이란과 같은 목적을 공유했지만, 각자의 이해득실 앞에서 단결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이는 합종연횡의 어원처럼, 겉으로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모인 연합이라 할지라도 각자의 개별적인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 때는 힘을 합치기 어렵다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