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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는 최근 10년간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와 신행정수도 건설 등 ‘새로운 공화국’ 건설을 추진하며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막대한 부채를 동원해 자금을 조달했고, 그 결과 2014년 약 400억 유로였던 외채는 2024년 6월 기준 약 1,300억 유로로 급증했습니다. 이 부채의 상당 부분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다자기구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중국에 빚진 것입니다. 이러한 부채는 사회복지나 생산적 부문보다는 거대 프로젝트, 예산 적자 보전, 환율 방어, 무기 구매 등에 주로 사용됐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신행정수도, 수에즈 운하 확장, 원자력 발전소, 고속철도 등 초대형 사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으나, 이들 사업의 경제적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비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집트의 부채 상환 부담은 국가 재정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고, 세입의 절반 이상이 신규 부채로 충당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교육과 의료 등 필수 공공서비스 예산이 축소되고, 긴축정책과 보조금 삭감, 증세 등으로 국민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2023년 말, 이집트는 중국과 부채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며 향후 개발 프로젝트의 일부를 중국에 의존하게 됐습니다. 이 협정은 아직 발효 전이지만, 중국이 ‘신실크로드(일대일로, BRI)’ 정책을 통해 대외 영향력을 확대하는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집트뿐 아니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여러 국가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차관을 제공하며, 해당 국가들의 부채를 늘리고 있습니다.
중국의 ‘신실크로드’ 전략은 육상 및 해상 교통망, 항만, 철도 등 인프라 건설을 통해 유라시아와 아프리카를 연결하고, 이를 통해 자국의 경제적·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아프리카의 대중국 부채는 2020년 기준 약 6,960억 달러로 20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케냐, 라오스, 몬테네그로, 몰디브 등 여러 국가가 중국에 대한 채무 부담으로 인해 경제적 자율성이 약화되고, 일부 인프라(예: 케냐의 몸바사-나이로비 철도, 스리랑카의 함반토타 항구 등)는 채무 불이행 시 중국에 운영권이 넘어가는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중국은 대규모 차관과 인프라 투자를 미끼로 개발도상국의 부채를 늘리고, 이를 통해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부채 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역시 중국의 신실크로드 전략의 중요한 거점으로, 수에즈 운하와 지정학적 위치 덕분에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이집트의 대외 부채와 경제적 취약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집트의 해외 자본을 이용한 대규모 투자가 최종적으로 성공할지의 여부는 현재 불투명해 보입니다.
다만, 부채로 인한 긴축 정책으로 교육과 의료 예산이 크게 줄어서 중산층 이하의 이집트 국민들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현실은 우리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