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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호텔자가격리 2

Life in Canada

by 림스

눈을 뜨고 핸드폰을 확인하니 어제 공항에서 받은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왔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미국을 경유했어야 했기에 조금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특히 미국 시애틀 공항에서 약 9시간 대기를 했다. 인천 공항과는 다르게 휴가를 즐기러 놀러 가는 미국인들이 많아 놀랐다. 코로나 전 시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도 끼고 있었지만 불안한 마음은 지울 수 없었다.


이메일을 열어보고 결과를 보았다. 다행히 음성이었다. NEGATIVE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있었다. 보통 다음 날 결과가 이메일로 발송이 되는데, 가끔 검사 결과가 호텔 격리 3일 동안 나오질 않아 하루 더 연장했다는 사람들의 후기를 본 적이 있다.


KakaoTalk_20210807_143535258_02.jpg 이메일은 이것보다 더 길게 설명되어있다.


다음 날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코로나 검사 관련 기관에 전화를 해보는 것이 좋다. 다만 전화를 한국처럼 한 번에 받는 것이 아니라, 몇 시간 대기를 해야 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적인 부분은 한국이 좋다.


문 앞에 놓인 점심을 먹었다. 소시지가 나왔는데, 너무 짜서 먹을 수가 없었다. 상상 이상으로 짰다.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 하나를 뜯었다. 호텔에서 먹은 진 짬뽕은 특별했고, 밥도 말았다.


이후 인터넷 설치에 대해 계속 알아봤지만, 쉽지 않았다. 너무 급하게 알아보는 바람에 입주하는 날 당일 설치는 거의 불가능했다. 우연히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업체를 봤고, 연락을 드렸다. 한인 직원이 있어 카톡으로 연락을 할 수 있었다. 다행히 내가 들어가는 집에 그 인터넷 업체 라인이 설치되어있었고, 모뎀만 픽업해서 내가 직접 설치해도 되는 것이었다. 설치도 어려운 것이 아니고 선만 연결하면 되는 것이어서 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운이 정말 좋았다.


KakaoTalk_20210807_143535258.jpg 다행히 저 흰색 라인이 깔려있었다.


가장 중요한 인터넷 문제를 해결하니 긴장이 풀렸다. 다시 잠이 들었다. 밤 10시 쏟아지는 잠은 눈꺼풀을 너무 무겁게 만들었다. 그대로 잠들었고, 눈을 뜨니 새벽 3시였다. 시차 적응 완전 실패다. 일주일 정도 고생한다고 하는데 큰일이다.


격리가 끝나고 해야 할 일들이 쌓여있다. 캐나다 국세청에 주소 변경 요청, SIN 넘버 연장 신청, 캐나다 계좌 개설, 캐나다 운전면허증으로 교환, 하이드로(전기세, 가스비 관련) 신청, MSP(주정부 보험) 신청 등 해야 할 일들이 쌓여있다. 사람답게 사려면 해야 할 일들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항으로 다시 돌아가 비자를 받아 오는 일. 해외 살다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비자다. 비자가 없으면 권리나 보상 같은 살면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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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모든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다. 선택할 때, 내가 얻는 것을 생각하기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 둘의 싸움은 팽팽한데,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감당 가능한 범위이다. 그 선택에 따른 고난, 고통, 어려움 그리고 외로움 등 감당 가능한 것들이라면, 그 선택에 대해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감당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다 반갑지 않은 어려움들이 나에게 인사를 할 것이다. 하지만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겐 막상 문제를 마주치면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그러한 힘이 다 있다고 난 믿는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생각했던 것보다 강한 존재이다.


아직 자다 깨다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나에게 캐나다 도착 3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잠에 취해 기억도 잘 나질 않는 호텔에서의 3일이었다. 이제 앞으로 계속 살 집으로 간다. 항에서 호텔까지 힘든 여정을 마쳤다. 몸도 마음도 지쳤다. 하지만 나아갈 것이다. 역시 인생은 선택과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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