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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스 Aug 07. 2021

캐나다 호텔자가격리 2

Life in Canada

눈을 뜨고 핸드폰을 확인하니 어제 공항에서 받은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왔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미국을 경유했어야 했기에 조금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특히 미국 시애틀 공항에서 약 9시간 대기를 했다. 인천 공항과는 다르게 휴가를 즐기러 놀러 가는 미국인들이 많아 놀랐다. 코로나 전 시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도 끼고 있었지만 불안한 마음은 지울 수 없었다.     


이메일을 열어보고 결과를 보았다. 다행히 음성이었다. NEGATIVE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있었다. 보통 다음 날 결과가 이메일로 발송이 되는데, 가끔 검사 결과가 호텔 격리 3일 동안 나오질 않아 하루 더 연장했다는 사람들의 후기를 본 적이 있다.      


이메일은 이것보다 더 길게 설명되어있다.


다음 날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코로나 검사 관련 기관에 전화를 해보는 것이 좋다. 다만 전화를 한국처럼 한 번에 받는 것이 아니라, 몇 시간 대기를 해야 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적인 부분은 한국이 좋다.     


문 앞에 놓인 점심을 먹었다. 소시지가 나왔는데, 너무 짜서 먹을 수가 없었다. 상상 이상으로 짰다.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 하나를 뜯었다. 호텔에서 먹은 진 짬뽕은 특별했고, 밥도 말았다.     


이후 인터넷 설치에 대해 계속 알아봤지만, 쉽지 않았다. 너무 급하게 알아보는 바람에 입주하는 날 당일 설치는 거의 불가능했다. 우연히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업체를 봤고, 연락을 드렸다. 한인 직원이 있어 카톡으로 연락을 할 수 있었다. 다행히 내가 들어가는 집에 그 인터넷 업체 라인이 설치되어있었고, 모뎀만 픽업해서 내가 직접 설치해도 되는 것이었다. 설치도 어려운 것이 아니고 선만 연결하면 되는 것이어서 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운이 정말 좋았다.      


다행히 저 흰색 라인이 깔려있었다.


가장 중요한 인터넷 문제를 해결하니 긴장이 풀렸다. 다시 잠이 들었다. 밤 10시 쏟아지는 잠은 눈꺼풀을 너무 무겁게 만들었다. 그대로 잠들었고, 눈을 뜨니 새벽 3시였다. 시차 적응 완전 실패다. 일주일 정도 고생한다고 하는데 큰일이다.    


격리가 끝나고 해야 할 일들이 쌓여있다. 캐나다 국세청에 주소 변경 요청, SIN 넘버 연장 신청, 캐나다 계좌 개설, 캐나다 운전면허증으로 교환, 하이드로(전기세, 가스비 관련) 신청, MSP(주정부 보험) 신청 등 해야 할 일들이 쌓여있다. 사람답게 사려면 해야 할 일들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항으로 다시 돌아가 비자를 받아 오는 일. 해외 살다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비자다. 비자가 없으면 권리나 보상 같은 살면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모든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다. 선택할 때, 내가 얻는 것을 생각하기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 둘의 싸움은 팽팽한데,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감당 가능한 범위이다. 그 선택에 따른 고난, 고통, 어려움 그리고 외로움 등 감당 가능한 것들이라면, 그 선택에 대해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감당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다 반갑지 않은 어려움들이 나에게 인사를 할 것이다. 하지만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겐 막상 문제를 마주치면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그러한 힘이 다 있다고 난 믿는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생각했던 것보다 강한 존재이다.     


아직 자다 깨다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나에게 캐나다 도착 3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잠에 취해 기억도 잘 나질 않는 호텔에서의 3일이었다. 이제 앞으로 계속 살 집으로 간다. 항에서 호텔까지 힘든 여정을 마쳤다. 몸도 마음도 지쳤다. 하지만 나아갈 것이다. 역시 인생은 선택과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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