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동현 Feb 16. 2023

링에 올라야 할 선수는 바로 당신, 개인이다.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고 2

집단, 공동체가 개인에 우선하는 숭고한 유기체이고 개인은 이를 위해 기쁘게 헌신하고 희생해야 할 나사못인 것이 아니다.”

헌신하지 말자!  희생의 가치는 반드시 헌신짝 처럼 미련없이 버려진다.

헌신의 댓가는 참혹하다. 개인은 회복이 불가능한 수렁에 빠져 평생 허우적 거리다 끝날 수도 있다.

헌신의 열매는 공동체 구성원의 행복이 아닌 공동체를 운운했던 그들만의 행복이요 간식거리로 끝나기 쉽다.

그래서 나는 개인의 선의에서 출발한 모든 헌신의 개죽음을 애도하고 싶다. 

공상적 실험에 다수의 헌신적인 젊음을 투입한 뒤 실패한 실험을 교훈이라 미화시키며 살아 남은 그들.

또 다른 실험을 준비하는 그 뻔뻔한 자들이 사라져간 개인의 시간, 청춘, 행복, 열정에 대해 애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임동현, 생존 후루룩, 종이에 고무판화,2022

“왼쪽이든 오른 쪽으로든 신의 나라로든, 집단에 대한 헌신을 찬양하며 사람들을 몰고 가는 피리 소리는 불길하고 미심쩍다.” 

작가가 사용한 ‘혁명의 나사못’이란 단어는 중국의 혁명청년 뇌봉의 좌우명이자 전기의 제목이다.

 무능한 당의 무능력을 감추고 대중을 동원히기 위한 인민 영웅 만들기와 뇌봉의 순수한 열정을 이용한 선전전속에서 22살의 청년은 과도 노동으로 죽었을 지 모른다. 

지금도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뇌봉을 칭송한 교사가 있다. 보지 않아도 이 분은  자신의 신념이란 미명하에 타인의 헌신을 독려하면서 결과적으로 자신만의 유희를 즐기는 이기주의자일 것이다.

그래서 이 작가가 “링에 올라야 할 선수는 바로 당신, 개인이다”라고 말한 것은 현실적인 타당성이 있다. 

정의의 사도는 없다는 다음의 주장에도 흔쾌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어차피 정답을 가진 이는 아무도 없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어사 박문수나 판관 포청천처럼 누군가 강력한 직권발동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고 억인을 엄벌하는 것을 바란다. 정의롭고 인간적이고 혜안 있는 영웅적 정치인이 홀연히 백마 타고 나타나서 악인들을 때려잡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아무리 기다려도 그런 일은 없을 거다.”

이전 09화 나, 레고조각?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