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다니다 보면 가끔 폐지 줍는 어르신들을 만난다. 그들이 모으는 폐지 1kg의 값이 얼마인 줄 아는가? 약 100원이다. 20kg에 약 2,000원이다. 엄마가 밀고 다니는 수레 하나에 가득 싣고 가면 최대 25kg이 나온다고 했다. 폐지를 줍고, 모으고, 분리해서 한 카드 가득 싣고 가봤자 벌 수 있는 돈이 2천 원대인 것이다.
지역 혹은 동네마다 시세가 다를 수 있기에 이 글을 쓰면서 '폐지 1kg 가격'을 검색해 보았다. 2024년 4월 기준, 전국 폐지 평균 가격이 1kg에 81원으로 떨어졌다는 기사가 나온다. 그나마 지자체에서 110원으로 보전해주겠다고 한다. 폐지 줍는 노인은 전국에 약 4만 2천 명이라고 한다. 나의 어머니도 그중 한 명으로 집계가 되었으려나.
나는 알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물어본 적도 없었다. 엄마의 수고로움과 나의 애처로움의 값이 불과 얼마에 거래되는지 알게 되는 순간, 내 엄마의 삶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일 것 같아서. 이젠 나와 분리되었으나 여전히 연결되어 있는 그 세계가 얼마짜리인지 다시 상기될 것만 같아서.
그런데 광고가 붙은 지 불과 하루, 아니 반나절 만에 애드포스트 수익으로 2,116원이 생기고 나서 문득 그것이 궁금해진 것이다. 헛웃음이 나왔다. 약간은 씁쓸하기도 했다. 우습게도 나는 그 순간 부의 파이프라인, 가진 사람들은 더 갖게 되는 원리가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나는 그저 먹고 마시고 놀러 갔다 온 후기를 적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 글 몇 개가 방문자들을 유입하고, 내 글에 달린 광고가 방문자들에게 노출되고, 그중 몇 명은 내 글에 달린 광고를 클릭하고, 그 클릭을 통해 누군가는 무엇을 구입하고, 혹은 그저 클릭만 했던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내가 자고 있는 사이 2,116원이라는 수익으로 전환된 것이다.
엄마는 버려진 폐지를 모았고 나는 글자를 모았다. 엄마는 다른 사람이 버린 것들까지 그러모아야 했고 나는 내 생각과 느낀 점들을 내 안에서 끌어 모았다. 그래서 내게 2,116원이라는 수익은 결코 작지 않았다. 오히려 매우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거대한 금액이었다. 나는 그 숫자로 어떤 세계의 간극을 맛본 기분이었다. 엄마의 소일거리와 나의 소일거리에는 아주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