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10월엔 온 세상이 핼러윈을 준비하며 들떠 까만 고양이나 박쥐로 세상이 가득찬다.
나는 까만 고양이도 박쥐도 사랑하기 때문에 다이소에 가서 그런 모양으로 된 까만 장식품 같은 것을 충동구매하기도 하지만 정작 핼러윈인 10월 31일이 되고 해가 지면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들으며 러그 위에 누워 뒹군다든지 할 뿐이다.
물론 쓸쓸한 표정으로 헤어졌던 잊지 못할 연인은 없다.
10월의 마지막 밤은 그가 살아냈던 마지막 날짜이기도 하다. 가수 이진원. 11월 1일에 뇌출혈로 쓰러진 후 세상을 떠났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 이름으로 부르는 편이 더 나을까. 이 긴 이름을 가진, 젊은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난 가난한 인디가수.
예능 프로에서 종종 나오는 고기반찬 노래를 부른 사람이다. 혼자 살던 집에서 쓰러진 그는 너무 늦게 발견되었다.
나는 시월의 마지막 밤으로 향하는 이 밤에 그를 생각하며 뒤늦게 추모한다. 내가 그의 노래를 알았을 때, 그는 이미 세상에 없었다.
실력도 좋고 인기도 제법 있었지만 가난했던 가수.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나는 부자는 아니어도 고기반찬은 먹고 싶을 때 먹지만, 그의 노래처럼 대단히 인정받은 일이라곤 없는 평범한 회사원일 뿐이다.
그는 짧고 굵게 살았을까. 나는 가늘고 길게 살고 싶다.
이 오늘은, 어제 죽은 누군가가 간절히 바랐던 내일. 이 말을 들으면 그의 목소리가 가슴에 맺혀온다.
녹음된 음원의 목소리로 밖에 만날 수 없는 사람이지만 그를 떠올리면 생각한다. 더 강하게 살아야겠다고.
나는 나도 그처럼 뇌출혈로 죽을 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애써 잊고 살아간다.
나와 그에게 닮은 점은 단 하나도 없는데도. 왠지 우리가 같은 마지막을 가지게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내가 뇌졸중의 위험이 높은 뇌혈관질환자여서일 수도 있고 그냥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불안의 하나일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심근경색이나 어느 날 집 안에서 눈에 띈 바퀴벌레처럼 모든 갑작스러운 것들은 두렵다.
10월은 그렇게 어째선지 싱숭생숭하다. 가을이 완연하고, 곧 한 해가 끝난다. 지난 시간을 단단히 갈무리하고 새해를 맞으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만 같다.
해의 끝자락을 기다리는 계절에, 생의 마감에는 어떻게 갈무리를 하게 되려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