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밀집을 관리하는 방법

대학원생 13주차의 일기

by 윤지민

이번 주 관광환경심리론 수업에서는 발표가 있었다. 내가 맡은 주제는 고밀도와 밀집으로 관광지에서 관광객이 느끼는 '지각된 밀집'에 대한 영향요인을 분석한 논문을 읽고 발표를 했다. 개인이 특정 공간 안에서 느끼는 밀도에 대한 주관적 평가인 '지각된 밀집'은 높을수록 부정적인 심리적 영향이나 신체적 증상으로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밀집에 대해 배우면서 '지각된 밀집'은 공간이 아닌 시간적 관점에서도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한 주는 내가 주관적으로 느끼기에 너무나 높은 밀도를 가진 한 주였기 때문이다.


이제 학기말이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모든 수업에서 학기를 마무리하는 과제와 발표가 있고, 기말고사에 대한 부담도 과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몇 개월간 준비해온 중요한 행사도 있었고, 방송촬영도 해야했으며, 각종 인터뷰와 지난 행사에 대한 결과보고도 이번 주에 완료해야했다. 학교 외의 일정을 이번 주 안에 모두 끝마쳐야지만 다음주부터 학기말 마무리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모든 것을 밀도있게 처리해야만했다. 그러다보니 일상에서 느끼는 '지각된 밀집'이 내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리적인 시간의 부족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종류의 일을 한꺼번에 몰아서 처리해야하는 상황에 놓이니 심리적인 부담감이 더 컸던 것 같다. 어느 순간 나는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조차 정리할 수 없는 소위 '멘탈붕괴'를 경험하게되었다.

논문에서 읽었던 밀집의 관리 방법을 일상에 적용해보고 싶어졌다. 관광지에서 밀집을 관리하는 것이 그 관광지의 효과적 운영 관리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적용한다면, 나의 지각된 밀집을 잘 관리하는 것은 내가 제대로 내 자신을 운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논문에서 제안했던 세 가지의 관리방법은 관광지 조닝, 경제적 전략, 운영적 전략이었다. 관광지 조닝 전략에 맞게 한데모여 엉켜있는 나의 과제들을 카테고리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일이 많은 상황이니 성수기에 활용하는 경제적 전략에 맞게 당장 돈을 받고 하는 업무들에 우선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운영적 전략에 맞게 나의 스케줄표를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관광객에게도 밀집이 있는 곳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면 심리적으로 밀집을 덜 느끼듯이 나의 뇌에도 언제가 가장 바쁠 시점이라는 것을 다시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방법들이 어느 정도 나의 '지각된 밀집'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물론 물리적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내 마음대로 내 머릿 속에서의 밀집에 적용한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비교이지만, 논문을 일상생활에 적용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꼈다. 공부가 실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스스로의 믿음을 가지고 싶어서였을까.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는 더 확실한 이유로 스스로를 설득하고 싶어서였을까. 몸으로 직접 기말고사를 대비하고 싶은걸까.


이제 진짜 첫번째 학기가 끝나가고 있다. 정신을 좀 차려야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