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할 수 있음의 가치

대학원생 16주차의 일기

by 윤지민

드디어 첫 학기를 마쳤다. 시간이 어쩜 이리 빠르게 지나가는지 16주라는 시간이 눈코뜰새없이 지나가버렸다. 마지막 주는 기말시험 공부와 과제로 가득찬 한 주를 보냈다. '미리미리 해야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언제나 그랬듯 결국 마지막에 몰아서 할 수 밖에 없는 건 참 나쁜 습관이다. 우리 집에서 요즘 공부를 해야하는 건 나 뿐만이 아닌지라 남편과 매일 저녁을 먹고나면 마주앉아 함께 공부를 했다. 독서실처럼 마주앉아 각자의 할 일을 하고 있지만, 함께한다는 사실은 서로에게 큰 응원이 된다. 집중해서 공부를 하다 가끔 눈이 마주치면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우리만의 달달한 신혼이 참 좋다.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는 것은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장'에 대한 갈망은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는 원동력이며, '성장'의 기회가 차단되었을 때 사람은 무력감과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직장을 그만두었던 가장 큰 이유도 이러한 '성장'에 대한 갈망이었다. 업무에서도 내가 더이상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충분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업무 외 시간에 내가 하고싶은 일을 마음껏 하면서 개인적인 성장이 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나만 그 자리에 정체되어있는 느낌은 항상 나를 괴롭게했고 결국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내 자신을 내던질수밖에 없었다.


공부를 시작한 계기도 다르지않다. 처음에는 프리랜서이자 1인기업으로서의 삶만으로도 매순간 스스로 충분한 성장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현재의 나로서는 성장할 수 있는 한계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자 나는 다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갈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의 고민 끝에 '학문'을 통해 성장하고 싶다는 결단을 내렸다.


첫 학기를 마치며 내가 학교를 찾으면서 기대하고 갈망했던 '성장'을 이루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간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내용들을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 이해하게되는 모든 과정이 재미있었고 신선했다. 덕분에 학생으로서 가장 열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고, 그만큼 남는 것도 참 많다. 비로소 '박사'로 공부를 시작하고나서야 아주 조금이나마 학문의 영역을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대학생이나 석사 때도 이렇게 공부가 재밌었으면 참 좋았을텐데말이지.


대학원에서의 성적은 의미가 별로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첫 학기 스스로 만족스러운 성적으로 선방을 했다. 16주동안 성장할 수 있는 환경에서 나의 노력만으로 마음껏 성장하고, 그 결과물을 '성적표'로 받아볼 수 있다는 건 학생의 특권이겠지. 그만큼 또 학교를 벗어난 세상에서는 내가 만족할만한 성장이 더욱 어려운 것도 현실이기에, 현재의 나는 학생으로서의 특권을 더욱 누리며 다음 학기에도 최선을 다해 성장할 것을 다짐하고싶다. 일단 먼저 학생의 가장 큰 특권인 방학을 최대한 누려보겠다.


첫 학기, 수고많았다!


* 쪼렙 대학원생의 일기는 다음 학기에 17주차의 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방학 잘 보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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