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겨우살이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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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가?"
저는 저의 성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 자체를 내게 하는 것부터가 참 피곤한 일이 아닌가 생각하거든요. 그런데도 자주 해요. 헤헷!
삶을 살아가야 하는 생활인, 태어났기에 살아져야만 하는 피조물로서 매일의 삶에 대해서 매 순간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치고 겪어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죠. 피할 수 없음을 즐기라고 그랬던가요? 예전 어느 방송에선가 배우 박신양 님이 한 강연에서 본인의 유학시절 경험을 이야기해 준 적이 있었는데요. 이 배우님이 경험이 내게 공유되었을 때 저도 같은 경험, 같은 충격을 받았어요. 어떤 러시아의 시의 내용이래요.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더라고요. 왜 나는, 우리는 삶이 행복해야 한다고, 행복한 거라고 생각하며 살게 되었는가? 그렇지 않으면, 행복의 반대 즉, 불행이라면 왜 안되는가? 그건 나의 인생이 아닌가? 적고 보니까 이 질문과 생각 또한 피곤한 일이네요. 하지만, 경험과 함께 전 꽤 많은 부분이 조금 자유로워졌어요.
인테리어를 이야기하는 저의 글에 웬 행복과 자유를 논하고 있을까요? 자주 한다는 생각의 점검 끝에 사람 간의 관계를 비롯해 일의 영역에서까지 나는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또 생각하기 때문이죠. 저는 인테리어를 업으로 삼고 있어요. 앞으로는 독립을 해서 나의 사업체를 세워갈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렇다 보니, 나는 이 일을 왜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했고, 의도치 않은 삶에 내몰려 단순 돈벌이로 시작했다고 한들, 계속 그렇게만 일하는 것은 내게 어떤 기쁨도 주지 않는다는 것을 3년의 근무를 통해 여실히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한 사람의 삶을 채우는 것에는 먹고사는 일이 가장 많고, 관계하고 어울리는 일, 쉼과 여가를 가지는 일 등 사실 그냥 남아도는 시간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죠. 그런데 지금의 삶이 여유롭지 못하거나 부족하다면 더 나은 삶을 위해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시간을 만들고 만들어서 더 많은 생각과 노력을 하며 살아가는 거잖아요. 저 역시 그래요.
생각을 하는 건 좋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을 오래 하는 건 좋지 않다는 것도 매우 깊게 경험해요. 지금도요. 생각하지 않고 살면 살아지는 대로 생각한다고 하던데, 생각이 생각만을 낳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살아지는 것 마저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아요. 참 어려운 일이에요. 이럴 때면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연재키로 시작한 <인테리어 겨우살이>는 이번 회차로 시즌 1을 마칠 예정이에요. 10화 정도의 분량의 글을 쓰는데도, 후반부 2회 차는 제 때를 지키지 못했어요. 이 또한 삶을 살아내는 생활인이 이상을 품고 생각하는 현실을 살아내는데 우여곡절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참 삶이란 쉽지 않다는 것을 날이 갈수록 느껴요. 쉽지 않기 때문에 가끔 만나는 기쁨의 순간이 그렇게 좋을 수 없는 거겠죠?
참 오래전부터 나름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해왔고, 곧 그 결실을 볼 거라 주문을 걸고 믿으며 살아가고 있어요. 곧 그 나름의 결실, 지금으로서는 '독립'인데요, 그 소식을 들고 <인테리어 겨우살이> 시즌 2 연재를 시작하며 다시 올게요. 너무 오래걸리지 않도록 응원 부탁드려요.
마지막화 연재 늦어져 미안해요.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