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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한나무 Jun 26. 2024

독립을 준비하는 자세

<인테리어 겨우살이 08화>


"뭘 해야 하지?"

"뭐부터 해야 할까?"

"내가 지금 뭘 할 수 있지?"


어떤 일의 시작을 앞두고 있을 때 많이 하게 되는 질문이죠. 더군다나 살아온 삶의 가치관, 태도 등을 바꾸려 결심했을 때는 더더욱 이 질문을 맞게 돼요. 그렇게 나의 과거를 돌아보고, 그나마 객관적 시선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죠.  저는 독립을 해야 해요. 앞두고 있죠. 그렇게 제 첫 성공을 이룰 거라고 당당하게 선언했죠. 


독립을 꿈꾸는 건 당연한 과정이기에 무엇부터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일을 시작했던 그 시기부터 했었죠. 


견적 내는 법을 알아볼까? 

그렇다면 자재비나 시공비 등을 잘 알아야 할 텐데? 

인건비? 부자재? 자재비? 기타 부대비용? 등등 얼마씩 책정해야 하지?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데 어떤 게 전문성이 있는 거지? 

시공기술? 

색상이나 구조 등 디자인 제안 실력? 

포트폴리오는?


고객분들을 어떻게 모실 수 있지? 

플랫폼?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SNS와 미디어를 이용해야 할 텐데? 

이것들은 뭐부터? 어떻게?


사무실은? 

자재 샘플은? 

사업자 신고와 회계 관리는? 

등등...



생각을 거듭할수록 느끼게 되었죠. 큰 기업뿐만 아니라 자영업으로 장사를 하시는 분들까지 사업자로서 신경 쓸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 그걸 기꺼이 해내고 있는 사업자 신분의 모든 분들은 정말 대단하고 멋있다고 말이죠. 물론 모든 시스템이 자리 잡기까지는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는 게 많다고 생각해 왔지만 나의 독립을 준비하면서 느끼는 체감 버거움은 상당했어요. 


이 시점에서 또 한 번의 자가점검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복잡하고 귀찮은 일들을 해야 하는데, 그걸 넘어서서 사업을 하고 싶은가? 나의 편안함과 귀찮고 싶지 않음이 우선은 아닌가? 하고 말이죠. 다행히 저는 여러 고비를 거쳐 그 지점은 넘어섰어요. 


그래서, 차근차근 하나하나씩 준비해 가는 중인데요. 견적 내는 법은 9부 능선을 넘은 거 같아요. 현장관리 시공기술 관련도 그런 것 같고요. 그런데 (이건 제 만족의 차원이기도 하지만) 디자인 제안 실력 부분은 트렌드를 잘 아는 걸 넘어서서 리드할 수 있고 싶어서 더 애쓰려고 해요. 사무실은 더부살이로 시작하면 되고, 자재 샘플은 얻으면 되고, 기타 사무/회계적인 부분도 큰 어려움은 아니라 생각해요. 그럼 이제 고객 모시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인데요. 


오래, 자주 고민했지만 딱히 생각나는 아이디어가 없었어요.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곳은 "박목수의 열린 견적서"라는 네이버 카페는 국내에서 꽤 인지도 있는 인테리어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70% 이상 유치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카페는 진입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자리도 없고요. 


한 번은 대표형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본인은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지 않다. 올해 포함 내년까지만 하고 그만두고 싶은데, 플랫폼을 승계해서 사업하라고 말이죠. 참 감사한 일이에요. 사실, 그때가 되어봐야 아는 것이니 그것만 믿고 있을 순 없기도 하고, 저는 사실 더 빨리 독립하고 싶거든요. 여러 가지 이유로 말이죠. 


그렇게 고민하다가 우연찮게 포털사이트의 짧은 동영상을 보았어요. 스페인이었나? 무튼 남미 쪽 어느 나라의 환경미화원의 영상을 보게 되었어요. 일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대한 영상이었는데 참 재밌고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 담겨 있더라고요. 그 영상의 촬영의도가 살짝 궁금하긴 했지만 중요한 건 그 영상에서 꽤 큰 힌트를 얻었다는 것이죠.


'나는 지금 내 이름으로 된 사업을 하고 있지 않으니, 자체적인 포트폴리오를 미리 구성할 순 없다.'

'하지만, 나라는 사람이 인테리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리 알릴 수 있다.'

'내가 어떻게 일하고, 고객을 어떻게 생각하고 응대하려 하는지를 소개할 수는 있다.'


일하는 기록을 남기기로 했어요. 어떤 형태로, 어떤 내용으로 영상 또는 사진, 글을 기록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고민하고 생각하는 일이 벌써부터 설레요. 사전홍보와 같은 기록물이 될 테지만 거짓은 담기지 않아야 할 것이며, 뱉어놓은 말이나 행동, 태도는 결국 검증되는 것들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진 않아야 할 거예요. 


사실, 누군가에게 얼굴과 함께 나의 이야기, 더군다나 고객과의 이해관계를 예정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말 한마디를 미디어와 SNS를 통해 공표한다는 게 두려운 일이긴 하지만, 뭐든 그렇잖아요. 질러놔야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 것이니까요. 


저는 이제 계획, 시도와 함께 또 다른 싸움을 준비해야 해요. 


'이러다 말면 어떡하지?'

'잘 될까? 다른 일들도 시간과 에너지를 뺏기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부정한 마음의 소리와 싸움 말이죠. 부정은 긍정을 이기지 못함을 알아요. 저는 이길 예정이에요. 이미 이긴 싸움인데, 그 시기를 더 앞당기려 노력하는 것이고, 욕심이 나요. 


"Replay the Winning Game"


이긴 경기를 다시 보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그날을 향해 계속 가고 있어요. 

저의 첫 성공, 독립의 그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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