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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돌 Aug 20. 2023

인과와 확률의 세계

내일은 오늘과 얼마나 다를까?

우연이란 과연 존재할까?


뚱딴지같은 생각이지만 나는 가끔 세상일이란 필연적으로 벌어질 일들이 순서에 맞춰서 일어나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우연이란 거의 없고 사실은 대부분 일어나야 할 일이 때가 되어 일어날 뿐이라는 상상이다.


모든 사람들은 사소한 것이던, 큰 이던 항상 최선의 그리고 최적의 결정을 내린다.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이  불가능할 때 차선, 차악의 순으로 결정하고 살아간다. 세상 모든 사람과 동식물 항상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수억의 결정 연쇄 구조 속에서 살아간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할 뿐이지 사실은 틀어질 수 없는 촘촘히 연결된 결정론적 세계가 아닐까. 과거에서 현재로 그렇게 이어져 왔고 또 현재의 수많은 결정들이 미래로 뻗어져 나갈 것이다.


그래서 우연이란 지금의 우리 수준으로는 원인과 결과의 연결고리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어떤 사건을 이르는 말일지도 모른다. 인과관계를 모두 해석하고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을 그냥 우연이고 행운, 불운이라고 부르는 것일지도.


만약 초당 수조 번의 연산이 가능한 미래의 퀀텀컴퓨터가 세상을 분자단위에서 그대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게 된다면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정확히 예견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때는 세상 일이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인과 고리의 다층적인 영향의 누적적인 결과라는 걸 알게 될까?


하지만, 이 또한 추론이고 상상일 뿐이다.


인과가 아닌 독립시행하는 확률의 세계를 상상해 보자.


주사위를 던질 때 1, 2, 3이 나오면 살고, 4, 5, 6이 나오면 겠다고 결심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던져진 주사위가 구른 다음 결정되는 숫자는 순수한 확률의 세계이며 우연일까? 그가 살고 죽고는 이미 결정된 것일까? 그가 던지는 손놀림, 주사위의 마모상태, 테이블의 강도, 공기의 흐름은 모두 우연의 산물일까? 무작위적인 확률 세계 또한 세상에 존재하고 그 확률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랜덤한 이벤트들이 인과의 미래에 변형을 가하는 건, 아닐까? 그래서 미래는 결정된 것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인생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예견된 미래를 벗어나는 뭔가 다른 행위를 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이 바뀐다.


당신이 심사숙고해서 결정을 내린다면? 그렇게 전개되는 세상은 아마 예정된 미래일 확률이 크고 이런 결정으로는 당신의 미래가 다른 버전으로 바뀌지 않는다.


완전히 다른 버전의 인생을 살고 싶다면, 완전히 다른 결정을 하고 그 결과를 따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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