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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내 생각은 내 생각인가.

by 조은돌

자아, 자기 효능감, 자존심. 이 시대의 화두이다. 모두 자신의 행복과 마음의 평안을 구한다. 명상도 하고 마음 챙김도 유행이다.


그런데, 정작 나는 누구일까? 나의 존재는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먼저 아닐까?


데카르트는 말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존재의 기반이 나의 생각, 사유라면 나의 생각은 누구의 것인가? 내가 태어난 특정한 시간, 공간을 거치면서 배우고 경험한 것들이 나의 세계관. 사고체계를 구성한다. 그럼 그 경험과 학습은 나의 의지였는가? 나의 고유성이라는 것이 외부 조건들의 우연적 결합의 산물일 뿐이라면?


내가 자라면서 받아온 정보와 학습이 나를 형성하는 90% 이상이라면 나는 나를 둘러싼 경험의 집합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만약 조선시대 노비나 양반가의 자제로 태어났다면 지금의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유체계를 갖고 있을 터.


학습 데이터를 바꾸면 당연히 그 결과물인 나의 인식체계도 바뀌게 된다.


나라고 자각하고 사유한다고 생각하는 존재 자체가 사실 별게 아닐 수도 있다. 특정한 유전자에 경험(강제적 경험과 자발적 선택 경험)이 집적된 알고리즘에 불과하다. 당신의 고유한 취향, 성향과 세계관, MBTI가 당신 자신의 고유한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진짜?


대부분의 외부자극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은 내가 내린다기보다 이미 생성된 알고리즘이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누구인가? 내 생각은 내 생각인가?


한번 곰곰이 따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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