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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의자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

by 조은돌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살아온 것 같다. 인생에서 만날 미지의 사람들.


깨우침을 줄 훌륭한 스승과 선배, 깊은 우정과 의리를 나눌 친구와 다감하고 깍듯한 후배. 사랑과 배려를 함께 나눌 연인.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멋진 일을 하면서 재미있게 인생을 살아내고 싶었다.


다행히도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자식이 태어나면서 깨달았다. 좋은 사람은 그저 오는 게, 좋은 일은 그저 주어지는 게 아니란 것을.


좋은 인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선한 사람의 눈에 좋은 사람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로 힘들고 고민했던 때를 되돌아보면 나 자신이 헝클어지고 뭔가에 욕심내고 찌들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의 탐욕과 욕망은 주변의 비슷한 욕심쟁이들을 불러 모으고 인간관계를 더 꼬이게 만든다. 그게 인연의 법칙이다.



이제야 알게 되었다. 빈 의자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그거 아는데 오십 년이 넘게 걸린 셈이지만 그래도 다행이고 운이 좋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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