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폴란드에서 영어와 폴란드어를 사용하는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에 영어로 제일 먼저 가르친 표현은 화장실 가고 싶어요, 쉬야하고 싶어요였다.
둘째가 만 30개월이 된 6월에 유치원에 입학할 때, 아이는 집에서는 기저귀를 낮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둘째이고 여자아이라서 좀 빠른 것인지, 지난봄부터 조금씩 기저귀를 거부하기 시작하더니 가까운 거리에는 기저귀를 하지 않고 외출을 해봤고, 점점 큰일을 볼 때 빼고는 화장실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오빠는 서서 쉬야를 하는데, 왜 나는 앉아서 쉬야를 하느냐. 나도 남자다!!" 하고 고집을 부리던 시기도 있었지만 어찌 되었든지 집에서 거의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유치원에서는 기저귀를 사용하고 있었다. 여름이라 기저귀를 자주 갈아야 하는데, 유치원에서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지 않는 것 같았다. 하원시킬 때 보면 항상 기저귀가 빵빵했다. 다행히 발진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여름방학을 이용해 유치원에서도 기저귀를 떼는 게 어떨까 싶었다.
둘째에게 "화장실 가고 싶으면 어떻게 선생님에게 말해야 해?" 하고 물어보면 "아이 원투 피피"하고 말은 잘하는데, 아직 영어로 자기표현이 쉽지 않은 시기.
배변훈련을 결심하고 담임 선생님께 메시지를 드린 후, 기저귀를 안 하고 어린이집에 보냈다. 첫 며칠 동안 둘째는 기저귀 안 한 것을 의식했는지 물을 한 방울도 안 마시고, 화장실도 한 번도 안 갔다고 했다. 아무래도 자기가 표현이 안되니 그냥 참고 있던 것 같다. 내가 하원을 하러 가면 그때서야 함께 화장실에 가서 해결을 했다. 선생님이 첫째를 통해 둘째에게 화장실 가자고 말해도 싫다고 버티고, 억지로 화장실에 앉히면 울면서 뒤집어졌다고 했다. 첫 1주일은 아이가 거의 화장실을 안 가고 버텨서 많이 걱정을 했다.
그리고 두 번째 주가 시작되었다. 두 번째 주에는 화장실에 가지 못하고 바지에 실례를 했다. 적게는 하루에 2번에서 3번까지. 여벌옷을 싸서 보냈지만 신발까지 젖어버려 선생님께서 추가 여벌옷을 하원 때 가져와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여벌옷과 여벌신발까지 바리바리 준비해서 사물함에 넣어놓고 선생님은 매일매일 여러 번 아이의 옷을 갈아입혀주셨다. 일주일이나 그 상태가 계속되니 어찌나 죄송하던지... 선생님은 다행히 모든 아이들이 그렇다며 이것은 과정이라고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다.
세 번째 주가 되고 하원하러 갔을 때 둘째는 나에게 "오늘 화장실에서 쉬야했어!!"라고 말해주었다. 선생님도 "오늘 화장실에서 쉬야했어요!"라고 말해주어서 너무 기뻐 선생님을 와락 안았다. 그날 이후로 아이는 아주 가끔 실수를 하는 것 빼고는 지난 한 달간 화장실을 잘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이 걱정이 되어서 주변 한국 엄마들에게 많이 물어봤었는데, 걱정했던 것보다 짧은 시간에 유치원에서 기저귀를 떼서 너무 다행이다. 둘째이고 또래에 비해 작은 체구 때문에 아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우리 둘째도 이렇게 성장하고 있나 보다. 자기는 이제 아기가 아니라고, 자기도 '형아'라고 하는 우리 아이. 새로운 환경에 그 작은 몸으로 적응하고 있는 게 기특하고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