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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컴쟁이 Jul 26. 2024

울적할 때 어떻게 했어?

햄스터가 울적한 마음에 힘들어 합니다.

야생에는 강해보이는 동물들이 너무 많고 이미 근사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울적한 마음의 햄스터는 동네 케이지 안에서 쳇바퀴를 굴리고 있는데 말이예요. 그래서 햄스터 주인언니가 없는 틈을 타 야생으로 모험을 떠나기로 했어요.


커다란 물 웅덩이에서 첨벙첨벙 노는하마를 만났어요.

“하마야 너는 울적할 때 어떻게 했어?”

하마는 답했어요.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렸어”


햄스터는 하마의 대답이 잘 이해가 가지는 않았어요.


조금 더 걸어갔더니 목이 기다랗고 때깔 좋은 기린이 있었어요.

“기린아 너는 울적할 때 어떻게 했어?“

기린은 답했어요.

“내가 잘하는 것을 생각해봤어“

기린은 목을 길게 내밀고 높이 있는 잎사귀를 쩝쩝 잘도 먹었어요.


여전히 잘 이해가 안가지만 일단 기린의 말을

메모해두고 여정을 계속했어요.


깡총깡총 귀여운 토끼가 있네요.

“토끼야 반가워. 너도 울적할 때가 있어?”

토끼는 답했어요. “그럼 나도 울적할 때가 있지.

“그럴 때 어떻게 했어?”

“남한테 살짝 기대봤어“

“싫어하진 않았어?”

“도와달라고 하니까 도와주던데?“


무서운 사자가 옆에 지나갔어요. 햄스터는

두려웠지만 말을 걸었어요.

“사.. 사자야 너도 울적할 때가 있어?”

사자는 의외로 친절하게 답했어요.

“나보다 강한 사자가 보일 때 울적했어. 그치만 나도 약한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괜찮아졌어. 햄스터 너는 이 위험한 야생에 어쩌다 왔니? 집이 어디니?”

사자는 생각보다 무척이나 친절했어요.

”아냐 나 혼자 갈 수 있어 고마워“


시간이 지나고 끊임없이 걷고 걷다보니 햄스터는 지치고 외로워졌어요. 주인언니가 보고싶기도 하고 배도 고팠지요. 허허벌판 야생에는 아까까지만 해도 잔뜩 보이던 동물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힘 센 사자도, 귀여운 토끼도, 잘 먹는 기린도, 재밌게 노는 하마도 온데간데 없었어요.


그때였어요. 얼룩말이 나타났어요.

“햄스터야 너 여기에 왜 혼자 있니?”

토끼의 말이 떠올랐어요. “도와줘”

“그래 그러고말고, 집이 어디니?”

“내 집은.. 저기 반대편 동네 케이지야”


얼룩말은 잽싸게 달려 야생문 앞까지 데려다줬어요. 그리고 고마움의 표시를 전하며 마지막으로 준비했던 질문을 했어요. “얼룩말아 정말 고마워, 이상한 질문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혹시 너도 울적할 때가 있니?” “그럼,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생각할 때 울적해졌어“ ”어떻게 했어?“ ”계속 생각하고 울적해했지. 그리고 천천히 내가 가진것을 살펴봤어. 그러니 조금씩 천천히 괜찮아졌어. 평생 울적한 상태를 겪지않는 방법은 없어. 그치만 괜찮아질 수는 있지. 잘가 똘똘한 꼬마 햄스터야“


햄스터는 무사히 케이지에 도착해 동물친구들의 말을 떠올렸어요. 시간이 지나고 내가 잘하는 것을 떠올리고 누군가에게 살짝 기대고 나도 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생각하고 괜찮아진다는 믿음을 가지자.


주인언니가 나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반가워했어요. “어디갔었어! 한참 찾았잖아”

언니의 손 안에서 재롱을 피우고 나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지요. 쳇바퀴 굴리는 것이 이전만큼 울적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나는 쳇바퀴 굴리는 것을 잘하는걸요? 해바라기씨도 아주 맛있게 먹는 재주를 가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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