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는 동그란 눈에 동그란 코를 가졌지요.
그래서 그런지 마음도 둥글둥글 보름달 같아요.
여기저기서 코알라를 찾아와요. 오늘은 기린이네요. 옆 동네 잎사귀를 맛있게 먹는 걸로 유명한 기린이 요새는 도통 입맛이 없다네요.
“코알라야 너는 어떻게 그런 둥글 넓적한 마음을 가져? 조급하거나 불안하거나 두근대지는 않아?”
“나도 그럴 때가 있지. 그럴 때에는 가만히 몸과 마음을 쉬어보는 거야, 조급하거나 불안하거나 두근대는 마음은 시간이 지나가면 연해져~ 그거 하나만큼은 확실해 “
“티가 안 나~ 코알라의 표정은 항상 둥글둥글 보름달 같아서 몰랐어”
“내가 너를 둥글둥글한 마음일 때만 만나서 그런 거야. 나도 초승달처럼 뾰족한 마음일 때가 있고 부족함만 느껴지는 반달일 때도 있어”
“그렇구나 근데 나는 네가 어떤 달의 마음이어도 상관없어. 소중한 내 친구 코알라잖아 그래도 조언 고마워 코알라야 “
“네가 말한 이야기는 나도 너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야. 소중한 내 친구 기린아 찾아와 줘서 고마워”
코알라는 기린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어요. 기린의 감정이 연해질 때까지 기다려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오늘은 사자예요. 사자는 우리 동네 왕중왕 경연대회에서 1등을 했어요. 사자는 왜 코알라를 찾아왔을까요?
“코알라야 나 1등 한 거 들었어? 너도 왕중왕 되고 싶지?”
“물론 되고 싶지~ 사자야 축하해! 왕중왕 되기 정말 어렵다고 들었는데 정말 대단하다!”
“코알라야 내가 왕중왕 되는 비법 알려줄까? 너한테만 알려주는 건데.. “
“아니야 나는 괜찮아~ 네가 왕중왕 되기 전까지 나는 왕중왕을 꿈꿔본 적도 없는걸”
“꿈은 크게 가질수록 좋은 거잖아!”
“너 말이 맞지~ 그래도 나는 너무 큰 꿈을 가지면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지더라고 그러면 마음이 붕~ 떠서 일상생활이 어려웠어 “
“코알라는 그렇구나, 새로운 관점이네. 고마워 코알라야 내가 너무 우쭐했어 “
“아니야 왕중왕 된 것은 정말 대단하고 비법까지 알려주려고 해 줘서 고마워 “
사자가 집에 돌아간 뒤 코알라는 생각했어요. 비법을 물어볼 걸 그랬나?라는 마음도 들었지만 코알라는 마음을 다잡았어요. 둥글게 둥글게 마음을 다스리자고요. 지금 보이는 것들과 가진 것들의 감사함을 깨닫자고 되뇌었어요. 코알라는 그렇게 깎인 마음을 채우는 시간을 보냈어요.
마지막날 90살이 된 염소가 찾아왔어요. 염소 어른은 코알라를 왜 찾아왔을까요? 거동이 불편해 보여 코알라는 얼른 염소 어른을 푹신한 소파로 모셨어요.
“코알라야 네가 몇 살이지?”
“어르신 저는 30살입니다”
“한참 좋을 때다, 코알라가 나이보다도 훨씬 성숙하구나”
“아직 멀었죠. 앞으로도 다양한 마음과 감정을 마주하며 살아갈 텐데요?”
“다 살아진다~ 다 살아져. 그래도 코알라야 내가 찾아온 이유는 모든 마음과 감정을 충분히 다 소화해 보라는 거야. 너에게 찾아온 이유가 있을 거야.”
“어르신 저도 그러려고 노력해요. 때로는 괴롭고 가끔은 엄청 벅차고 지금은 평화로워요 “
“우리네 인생 계속 그럴 거야. 나 봐봐 죽을 날 다 받아두고 사는데도 자주 울적하고 또 신나고 잠잠해지기도 한단다”
“어르신 가르침 감사합니다 조심히 살펴가셔요“
코알라는 동그란 눈에 동그란 코를 가졌지요.
그래서 그런지 마음도 둥글둥글 보름달 같아요.
사실 코알라의 마음은 다양한 감정으로 깎이고 다듬어져서 둥글어졌다는 것을 친구들은 알까요? 아무래도 좋아요. 코알라는 둥근 마음을 잘 간직하고 싶어요.